임춘한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기획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24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노 사령관은 이날 오전 7시21분 서울 서부경찰서 지하 1층에서 ‘수첩에 누구를 사살하라고 작성했느냐’ ‘메모는 누구와 상의했느냐’ ‘북방한계선(NLL) 북한 공격은 어떻게 유도하려고 했느냐’ ‘비상계엄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 소통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호송차에 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노 전 사령관을 내란실행 및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노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보사령관을 지냈고,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이번 계엄을 기획한 비선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경찰이 확보한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는 ‘NLL 북의 공격 유도’, 정치인, 판사 등에 대한 ‘수거’ ‘사살’ 등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등에 대해 수거 대상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사살이라는 표현이 있었느냐’라고 묻자 “사실에 부합한다”고 답했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은 손바닥 크기의 60∼70페이지 분량으로, 계엄 관련 내용이 다수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 3일 경기 안산시의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에서 전·현직 군 관계자들과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회동에서 자신의 사조직 ‘수사 2단’을 60여명 규모로 꾸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수사2단에 대해) 롯데리아 회동 참석자들의 진술을 받았다”며 “3개 부로 나눠서 60여명이 단장부터 부대원까지 들어가 있다. 인사발령 문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