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주상돈기자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이 현재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분기마다 조정되는 연료비조정단가가 ㎾h당 5원으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는 내년 1~3월 연료비조정단가를 올해 4분기에 적용했던 ㎾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날 발표된 연료비조정단가는 연료비조정요금의 계산 기준이 된다. 3개월마다 자동으로 이뤄지는 전기요금 미세조정인 셈이다.
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전기 생산원가인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결정된다. 한전에 따르면 이를 고려할 때 내년 1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h당 '-5.1원'으로 해야 했지만 정부가 한전의 심각한 재무상황을 고려해 최대치인 5원을 유지하도록 했다. 한전은 2022년 3분기부터 국제연료비와 관계없이 줄곧 최대치인 5원을 반영해 왔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가 한전의 재무상황과 연료비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해 내년 1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올해 4분기와 동일하게 5.0원을 계속 적용할 것을 통보했다"며 "정부는 이와 함께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도 철저히 이행하도록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내년 1분기 연료비조정요금을 5원으로 유지하는 한편 나머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의 요금을 별도로 인상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된다. 최근 비상계엄·탄핵 사태 등 국내 정치 상황이 혼란한 점을 고려하면 전기요금 조정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한전은 전기를 생산원가 이하로 판매한 탓에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한전의 연결 기준 총부채는 202조9900억원, 누적 적자는 총 48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