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우크라戰 논의 위해 빠른 만남 원해'…취임 직후 회동하나

"끔찍한 전쟁 반드시 끝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조속한 회동을 원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내년 1월 취임 후 이른 시일 내에 푸틴 대통령과 만나 종전을 논의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미국 최대 청년 보수 단체인 터닝 포인트 USA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최한 아메리카 페스트 컨퍼런스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이 가능한 빨리 나를 만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기다려야만 하지만 전쟁을 반드시 끝내야만 한다"며 "전쟁은 끔찍하고 끔찍하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 그는 지난 16일 대선 승리 후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을 위해 두 국가 정상과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을 비판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이 지난 19일 연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하자, 종전 논의를 위해 취임 후 양국 정상과 조속히 회동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죽어가는 군인의 수가 매우 많다고 언급하며 "비행기, 총알, 총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인간의 몸"이라면서 전쟁으로 수많은 군인들이 사망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뿐 아니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나이나 대통령도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우리 편에 서길 바란다"며 그와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미 해군·상업용 선박에 대한 수수료가 너무 높다며 파나마 정부에 파나마 운하의 소유권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임 즉시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폐기하고,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에너지 생산과 관련한 바이든의 모든 규제를 끝낼 것"이라며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기하고, 천연가스 수출 금지를 취소하며, 알래스카의 세계 최대 규모 매장지를 다시 열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밝혀 미국 내 석유·가스 시추 재개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그동안 전기차 확대 정책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대해 "그린 뉴 스캠(신종 녹색 사기)"이라고 비판해 왔다. IRA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친환경 법안으로 민주당 주도 아래 의회에서 통과됐다.

국제부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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