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일본 증권업계에서 60대 직원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잃어버린 30년'을 포함해 제로 금리 이전 일본 금융시장의 활황기와 흥망성쇠를 두루 경험한 이들의 경력을 높이 사면서 급여와 처우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다이와증권은 60세 이상 직원의 급여를 최근 2년간 연평균 15% 올리고 일부 직무의 연령 상한도 없앴다. 노무라홀딩스는 지난해 60세 이상 직원들에 정년 전인 정규직 직원들과 동일한 유급 병가를 신설했으며, 미즈호증권은 지난 7월 재입사한 시니어 직원들이 퇴직 전과 같은 수준의 복지를 누리도록 인사 시스템을 바꿨다.
이처럼 일본 금융업계는 시니어 직원의 급여와 처우를 보장하면서 그들의 노하우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 다시 활기를 띠는 채권 시장에서 과거 이들의 젊은 시절 경험이 빛을 볼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금리가 0%를 넘는 세상에서 이들 시니어 직원의 경험은 젊은 직원이 상상하기 어려운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히데야스 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50대 후반과 60대 초반 직원들에 대해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에 돌입하기 전 상황이 어땠는지 직접 알고 있는 직원은 가치가 있다"며 "그들의 경험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유입으로 초고령·저출산 사회인 일본의 노동력을 보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일본 내무성에 따르면 금융업계의 60세 이상 직원 비율은 지난 2002년 5%에서 지난해 14%로 크게 상승했다. 노부히로 마에다 NLI 리서치 수석연구원은 "60세 이상 직원을 재배치하는 건 기업의 성장은 물론, 사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앞으로 인력 부족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