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케이크는 먹어야지, 고기 모임은 좀 그렇네'…소소한 특수에 울고 웃는다

크리스마스·연말 파티 케이크 주문↑
송년회·연말 회식…식당 단체 예약↓

크리스마스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케이크를 판매하는 베이커리 카페들이 ‘연말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반면 고물가와 비상시국으로 인해 연말모임 대신 소소한 가족 모임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식당 등 외식업계엔 한파가 불고 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를 비롯한 혼란스러운 정국 여파로 1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진형 기자

19일 소비자 빅데이터 조사 전문업체 아하트렌드에 따르면 케이크 검색량은 지난 9월 6만9100건, 10월 7만8840건, 11월 10만2400건으로 고공행진 하는 모양새다. 일찍부터 연말 케이크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성북구 동선동의 한 베이커리 카페 사장 황모씨(32)는 “벌써 2주 전부터 연말 케이크 예약이 마감됐다. 작년보다 올해 훨씬 빨리 마감돼 놀랐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베이커리 카페 사장 이모씨(30)도 “요즘 사회 분위기도 안 좋고 물가도 올라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12월 들어서면서 연말, 크리스마스 케이크 주문 문의가 끊임없이 들어와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반면 고물가와 불안한 비상시국 등의 영향으로 연말 단체 회식 수요가 줄어들면서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물가상승 등으로 연말모임 등이 경제적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답한 비율이 61.5%나 됐다. 정치적으로 시국이 불안정해서 되도록 연말 모임은 자제할 생각이라고 답한 비율도 44.1%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8.7%는 연말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치킨 전문점 사장 김모씨(45)는 “국회 앞에서 하는 대규모 시위가 끝나면 좀 사정이 나아질 줄 알았는데, 별반 다를 게 없다”며 “연말 특수는 고사하고 외식 자체를 안 하는 분위기인 것 같아 막막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고깃집 매장 관리자 송모씨(29)도 “통상 연말엔 송년회 같은 각종 단체 모임 예약이 많았으나 올해는 단체 예약이 거의 끊긴 상태”라고 토로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원래도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불확실한 변수들이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소비·지출을 더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하필 연말, 연시, 설날 같이 소비와 지출이 늘어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자영업자 매출에 큰 타격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치 상황이 안정되고 정부가 경제 회복과 활성화, 민생 안정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부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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