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만에 퇴근' 우원식 의장 '환한 생기, 일상에서 빛나기를' 소회

비상계엄 선포일 월담 이후 국회에 머물러
"나라가 어두우면 가장 밝은 것을 들고 나오는 국민"

14일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통과 절차를 마무리 지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퇴근 인사를 남겼다.

우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탄핵소추의결서가 헌법재판소와 용산에 전달됐다는 것을 확인한 뒤 퇴근한다”며 글을 올렸다.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과 조오섭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7시24분 ‘용산어린이정원’ 회의실에서 탄핵소추의결서 등본을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게 전달하고 수령증을 받은 직후였다.

우 의장은 “지난 12월3일 이후 매일 (집무실) 창문 너머로 국민들의 함성을 듣고 국민들이 흔드는 응원봉 불빛을 보았다”며 “‘나라가 어두우면 가장 밝은 것을 들고나오는 국민’이라는 말을 매일 실감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아이엠에프(IMF) 때는 금붙이를, 2014년 세월호 참사와 2016년 광화문, 2022년 이태원 참사에는 촛불을 들고나왔던 국민”들이 이번에도 “‘꺼지지 않는 가장 단단한 불빛’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주셨다”며 “함께해주셔서 든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거리를 가득 메웠던 그 밝고 환한 생기가 우리 국민의 일상 속에서 빛나면 좋겠다. 더 분발하겠다”며 “모두 평안한 주말 보내시라”고 인사했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 당시 담장을 넘어 국회 본관으로 진입해 계엄 해제 결의안이 가결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3일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즈공화국 대통령과 만찬을 마친 후 국회 사랑관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비상계엄 선포 보고를 받고 국회로 향했다. 오후 10시 56분쯤 국회에 도착, 국회로 들어가려 했지만, 경찰 차벽에 가로막혀 진입이 불가하게 되자 67세인 그는 담벼락을 넘었다.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이 14일 국회에서 김민기 국회사무총장(왼쪽)에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를 전달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그는 “의원들이 모여서 집회를 열면 그곳이 국회”라면서 곧바로 본회의를 소집,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전 세계 의회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우 의장은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공관으로 퇴근하지 않고 국회 집무실에서 비상대기하겠다”고 선언하며 외부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국회 본청 집무실에 머물렀다. 비상계엄 사태 수습과 추가 상황 발생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1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정계 요직 인물에 대한 개별 신뢰도 조사 결과에서 56%의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다. 특히 그는 신뢰도가 불신을 웃도는 유일한 정치인으로 평가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신뢰 41%, 불신 51%), 한덕수 총리(신뢰 21%, 불신 68%),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신뢰 15%, 불신 77%)와는 대비되는 결과였다.

이슈&트렌드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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