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탄핵 찬성'으로 선회…'尹 제명·출당 논의'

국회에서 기자회견 열어 입장문 발표
韓 "'부결' 당론 의총에서 바꿔야"
윤 대통령 제명·출당 위한 윤리위 소집 지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다. 당초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내걸고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지만, 윤 대통령이 하야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서 한 대표도 입장을 선회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조기 퇴진 의사가 없음이 확인된 이상 즉각적인 직무 정지가 필요하다"면서 "더 이상의 혼란은 막아야 한다. 유효한 방식은 단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 대표가 언급한 '유효한 방식'은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다. 한 대표는 오는 14일 예정된 2차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다음 표결 때 우리 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출석해서 소신과 양심에 따라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결국 탄핵안 가결을 꺼내 든 것은 윤 대통령이 당에서 제시한 조기 퇴진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정국 안정화 태스크포스(TF)가 내놓은 '내년 2·3월 하야 후 60일 이내 대선'을 치르는 방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당에서 제시한 조기 퇴진안을 선택하기보다는 '탄핵 심판을 받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발표 후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퇴진 의사가 없다는 것은) 다양한 경로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안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7일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고,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105명이 표결에 불참했었다. 하지만 2차 표결을 앞두고 당내 분위기가 바뀌었다. 국민의힘에서 이날 오전까지 탄핵을 공개 찬성한 의원은 기존 5명(김상욱·김예지·김재섭·안철수·조경태 의원)에서 진종오 의원까지 더해 총 6명으로 늘었다. 탄핵안 가결이 급물살을 탄 것이다. 한 대표의 입장 선회도 이같은 기류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차 탄핵안 의결 당시 당론이 '부결'이 결론이어서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 친윤계는 '당론을 바꾸기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날 치러지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따라 2차 탄핵안 투표 여부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친윤계 권성동 의원(5선·강원 강릉)과 비윤계 김태호 의원(4선·경남 양산)이 맞붙는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가 될 경우 2차 탄핵안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지만, 권 의원은 이에 대해 아직 의견을 내지 않았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담화문이 발표되자 즉각 중앙당 윤리위 소집을 지시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이 더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이 더욱더 명확해졌다"면서 "담화를 보고 윤석열 대통령 제명과 출당을 위한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긴급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를 뽑기 위해 모인 의총장에서 대통령의 이번 담화문이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라고 말했고, 이에 강명구·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한 대표와 말다툼을 벌였다.

정치부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정치부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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