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시리아 반군 테러집단 지정해제 검토'

유엔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반군의 주축 세력인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테러 집단에서 지정 해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 특사는 이날 시리아 반군 세력이 진정한 포용적 과도 정부를 구성한다면 유엔이 HTS를 테러단체 목록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인들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것을 축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페데르센 특사는 HTS가 근거지였던 북부 이들리브를 통치했던 방식으로는 시리아를 통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테러단체 지정 해제를 위해서 사회·정치적 포용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다. 페데르센 특사는 앞서 지난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HTS 테러 집단 지정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페데르센 특사는 지금까지 반군 세력이 협조적이라면서도 시리아가 여전히 갈림길에 서 있으며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의안이 채택된 지 9년이 흘렀고, 지금까지 현실은 HTS와 다른 무장 단체들이 시리아 국민들에게 단합과 포용성에 대한 좋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서도 "HTS는 이들리브주에 기반을 둔 이슬람주의 단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시리아는 이들리브처럼 운영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무장단체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현장에서 실현되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데르센 특사는 국제 사회가 모든 공동체를 포괄하는 과도 기구가 시리아를 운영하도록 촉구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시리아에서 신뢰할 수 있고 포괄적인 과도기적 조치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시리아에서 새로운 갈등을 겪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우려 사항으로 러시아 해군 기지 인근에 있는 알라위파 공동체의 운명, 시리아 국민군과 시리아 쿠르드족 간의 충돌 지속, 이스라엘의 시리아 침공 등을 꼽았다.

특히 이스라엘에 시리아 공격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에서 한 행동은 지난 1974년 유엔 협정 위반이라면서 당장 폭격을 멈추라고 말했다.

HTS를 주축으로 한 시리아 반군은 지난 8일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고 승리를 선언했다. 반군은 새 정부 구성을 준비하기 위한 과도 정부를 내년 3월 1일까지 운영하기로 하고 임시 총리에 HTS 출신 무함마드 알바시르를 추대했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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