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연기자
"윤석열 정부 아래 안녕히 잘 살고 계십니까!" "아니요!. 윤석열은 퇴진하라!"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2캠퍼스 정문 앞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을 위한 2626인 대학생 시국선언'에서 이모씨(20)는 "계엄이 선포됐을 당시에 도서관에 있었는데 학생들이 모두 휴대폰을 보고 놀라서 짐을 싸서 나왔었다"며 "충동적이든 계획적이든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이 때문에 국가적으로 너무 막대한 손실이 있었던 것 같다.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모씨(21)는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가 긴급 계엄을 보고 놀라서 새벽까지 깨어있었다"며 "대통령이 헌법을 무시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일이라서 자연스럽게 시국선언과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 모든 국민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다경씨는 "윤석열 정부는 지난 2년 반 동안 국민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고 범죄 수사를 거부하며 법치주의를 유린했다"며 "지금의 민주주의를 만들어 온 주체가 대학생이라는 것을 역사 속에서 배웠다.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지금이야말로 대학생들이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재학생 2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윤석열 당선 이후, 제가 사랑했던 것들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기분입니다',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사람이 나라를 대표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윤석열을 지금 당장 구속하라"라고 외쳤다. 김다빈씨는 "이미 윤석열은 청년을 비롯한 모든 이들의 마음에서 대통령직을 박탈당했다"며 "이제 남은 건 윤석열 퇴진뿐이고, 그것이 윤석열이 우리나라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점"이라고 전했다. 김아영씨는 "2016년 박근혜 탄핵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참여하지 못했던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는데, 8년이 지난 지금 그 후회를 바로잡을 기회가 왔다"며 "계엄령은 해제됐지만 여기서 끝이 아님을 국민은 알고 있다.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만을 지켜보지만은 않겠다"고 말했다.
건국대학교 재학생 73명은 이날 정오 서울 광진구 건국대 서울 캠퍼스에서 '윤석열 퇴진 학생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에게는 하루라도 맡길 수 없다. 퇴진하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이서윤씨는 "학생회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윤 대통령의 행보가 비상식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전국 각 대학에서 시국선언 이어지는데 건대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없어서 먼저 대자보를 붙이고 움직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모씨(22)는 "시험 기간이라서 시국선언 관련 서명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학생으로서 이렇게 관심을 갖고 행동하는 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비상계엄 선포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었고 당연히 탄핵당해야 한다고 생각해 앞으로 목소리를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현씨(22)는 "학생들이 이번 사태로 많이 당황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 전반적으로 안 좋은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며 "대부분의 국민들이 다 하야를 바라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등 전국 수백개의 대학에서는 학생과 교수진 등을 가리지 않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고려대 교수와 연구자 400여명은 4일 '계엄 관련 긴급 시국선언'을 열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파괴를 획책한 윤석열을 즉각 직무 정지, 탄핵하라"고 밝혔다. 6일에는 한국외국어대, 이화여대 등의 시국선언과 고려대 학생총회 등이 예정돼 있다. 오는 7일에는 전국 대학생들이 서울 종로구의 열린송현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 대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