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오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올해 마지막 정기연주회에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한다.
다비트 라일란트 국립심포니 예술감독은 "말러의 교향곡 1번을 통해 처음과 끝을 동시에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말러의 작품을 통해 복합적인 감정의 파도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거인'은 전통을 넘어서는 혁신적인 요소로 가득 찬 작품으로 낭만주의의 새로운 확장을 끌어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말러는 이 작품에서 인생의 본질을 사유함과 동시에 반복되는 구조를 통해 시간의 순환, 즉 '끝'은 또 다른 '새로운 시작'임을 상기시킨다.
이번 공연의 포스터 사진은 박찬욱 영화감독이 작업했다. 박찬욱 감독은 말러 음악을 사랑하는 '말러리안'으로 잘 알려져있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를 삽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우연히 말러 교향곡 1번의 3악장을 얻어듣고 구스타프 말러라는 거대한 우주에 속수무책으로 끌려 들어갔다"며 "고행자, 또는 5번 교향곡의 본래 제목이었던 '거인'이 커다란 두건 달린 망토를 두르고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장면을 생각했다"고 포스터 사진에 대해 설명했다.
국립심포니는 '거인'에 앞서 국립심포니 상주작곡가 노재봉의 '집에 가고 싶어'와 러시아 작곡가 라인홀트 글리에르의 하프 협주곡도 연주한다.
노재봉은 2023년 작곡가 아틀리에 우수 작곡가로 선정돼 2024~2025 국립심포니 상주작곡가로 활동 중이다. '집에 가고 싶어'는 고령화와 치매라는 주제를 다룬 곡이다. 피콜로와 플루트의 연주로 곡이 시작되며 메트로놈 소리를 적극 활용한 곡이다.
글리에르의 하프 협주곡은 고전 양식과 러시아 낭만주의가 두드러진 작품이다. 프랑스 태생의 하피스트 자비에르 드 매스트르가 협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