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연기자
남동생과 자신을 차별한다는 이유로 친모를 둔기로 살해한 40대 여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30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동식)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49)의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20년과 보호관찰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친딸인 정씨로부터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아 극심한 고통 속에 사망했다"며 "모친에 대한 존속살해는 중대한 범죄이고, 범행 수법도 잔혹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친모에게서 무시한다는 불만을 품던 중 사소한 잔소리를 듣고 적대감과 분노가 폭발해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들이붓고 프라이팬과 냄비로 수십여대 내려쳐 무참히 살해했다"며 "이는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고 존엄성을 해치는 행위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정씨는 지난 7월20일 오후 11시30분께 서울 중랑구의 자택에서 80대 친모가 자신을 타박한다는 이유로 둔기로 여러 차례 내려쳐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친모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남동생과 차별한다는 이유로 불만을 가져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배우자와 사별한 뒤 친모의 집에 함께 살면서 갈등을 빚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범행 사실을 직접 신고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앞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정씨 측은 우발적인 범죄라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정씨 변호인은 "우발적으로 범행하게 됐으나 불순한 동기는 없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 사망 전 가장 가까이에서 돌보고 책임진 점 등을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씨도 최후진술에서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결심공판 당시 정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