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정부가 1기 신도시 통합재건축 선도지구로 총 13개 구역, 3만6000여가구를 선정했다. 5개 신도시 모두 선정 규모가 기준 물량을 초과한 가운데 분당·일산에서는 선도지구에 준하는 연립 단지 1곳씩을 추가 지정했다.
정부는 학교 문제를 사전에 해소하고, 내년 3월부터 전자 동의 방식을 선제 도입하는 등 사업 지연 요소를 미리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사업비 지원을 위해 12조원 규모의 미래도시펀드도 조성한다. 또 내년부터는 공모가 아닌 주민 제안 방식으로 1기 신도시 정비를 이어간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주민 동의율과 공공기여 비율 등을 바탕으로 선정한 1기 신도시 통합재건축 선도지구를 발표했다. 이상주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앞서 신도시별로 주택 재고, 수급 전망을 감안해 기준 물량을 책정했고, 지방자치단체가 정량평가를 통해 범위 내에서 선정했다"고 말했다.
분당에서는 3개 구역(1만948가구)이 선도지구에 이름을 올렸다. 샛별마을(동성·라이프·삼부·우방·현대) 2843가구, 양지마을(금호1단지, 금호한양3·5단지, 한양5·6단지, 청구2단지, 금호청구6단지) 4392가구, 시범단지(우성·현대, 장안타운건영5차) 3717가구 등이다. 일산의 경우 백송마을1·2·3·5단지 2732가구와 후곡마을3·4·10·15단지 2564가구, 강촌마을3·5·7·8단지 3616가구 등 3개 구역(8912가구)이 선도지구로 뽑혔다,
평촌에서는 꿈마을 금호·한신·라이프·현대 1750가구와 우성·건영5단지·동아건영3단지 1376가구, 샘마을 임광·우방·쌍용·대우한양 2334가구가 선도지구로 낙점됐다. 총 3개 구역, 5462가구 규모다. 중동과 산본은 선도지구가 2개 구역씩이다. 중동에서는 반달마을A(삼익·동아·선경·건영) 3570가구와 은하마을(대우동부, 효성쌍용, 주공1·2단지) 2387가구가, 산본은 자이백합·삼성장미·산본주공11단지 2758가구와 한양백두·동성백두·극동백두 1862가구가 해당한다.
여기에 더해 국토부는 분당·일산에서 연립 단지를 1곳씩 추가했다. 주택 유형 다양화, 지자체의 선도지구 추가 선정 요청, 이주대책 영향 여부 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대상 구역은 분당 목련마을 대원빌라 등 1107가구, 일산 정별마을 2.3단지 262가구다. 이 실장은 "연립 단지들은 선도지구에 준하는 수준으로 지원·관리할 계획"이라며 "이들까지 더하면 분당과 일산은 각각 4개 구역에 1만2055가구, 9174가구가 선도 사업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용적률은 관련 법에 따라 기준 용적률에서 공공기여를 더할 경우 최대 450%까지 가능하다. 기준 용적률은 일산 300%, 분당 326%, 평촌·산본 330%, 중동 350%다. 하지만 주거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최대 용적률은 이론상으로만 가능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2026년 사업시행인가, 2027년 이주 및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선도지구 통합재건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정비계획의 조속한 수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시업시행인가에서 관리처분으로 넘어갈 때 문제가 되는 분담금은 지원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도 했다.
이 실장은 "1기 신도시에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고령자가 많아 관리처분 합의 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보완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분담금 산정 결과의 공신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 지연 요인으로 꼽히는 학교 문제와 반복되는 동의서 작성·검증 과정은 디지털 행정을 통해 해소한다. 다음 달 교육부, 경기도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부터 전자동의 방식의 도입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미래도시펀드(12조원)를 조성해 충당한다. 펀드와 연계해 특화보증도 내년까지 준비를 마친다. 국토부는 총사업비 산정에 공사비를 적극 포함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한도(총사업비의 60%) 내에서 필요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기반시설 비용을 지자체가 채무 부담 없이 조달할 수 있게 공공기여금 유동화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국토부는 선도지구를 제외한 나머지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주민 제안 방식으로 추진해 연차별 정비물량 내에서 승인해나가기로 했다. 현재 수립 중인 신도시별 기본계획은 구역별 정비 시기가 제시되지 않아 우리 구역이 언제 정비되는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 여파로 올해 선도지구가 안 되면 정비가 어렵다는 불안감이 발생하고 있다. 국토부는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도와 협의, 구역별 정비계획 수립 시기를 단계별로 제시하는 등 순차 정비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신도시별 기본계획은 경기도가 차질 없이 연내 승인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다음 달에는 유휴부지 개발, 영구임대주택 순환 정비 등의 이주대책과 광역교통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