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이사후보 결격사유' vs 영풍·MBK '주총 지연 목적'

"상법상 3곳 이상 이사 겸직 금지 위반 우려"
천준범 후보, 이날 DI동일 감사 선임안 무산
"심문기일 앞두고 법원 결정 미루기" 주장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제안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영풍·MBK가 요구한 이사 후보자 가운데 법적으로 결격 사유가 있다며 이를 해소할 방안을 요청하기로 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문제로 삼은 후보자의 결격 사유가 심문기일을 앞두고 뒤늦은 심의에 나선 것은 임시주총을 지연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영풍·MBK 연합이 지난달 청구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건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이 요구한 14명의 이사 후보자 가운데 법적으로 결격 사유가 있는 일부 후보에 대해 심의를 진행했다"며 "향후 나머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추가 심의를 거쳐 임시주총 개최 시기 등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풍·MBK는 강성두 영풍 사장대우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 2명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로, 권광석·김명준·김수진·김용진·김재섭·변현철·손호상·윤석헌·이득홍·정창화·천준범·홍익태 등 12명을 사외이사 후보자로 제시하는 등 총 14명에 달하는 신규 이사 후보를 제안했다.

이사회에서는 후보 가운데 변호사 출신 천준범 와이즈포레스트 대표가 상법상 3곳 이상 이사 겸직 금지 조항을 어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천 대표는 올 3월 무신사 비상근감사로 선임됐으며, DI동일 상근감사 후보로 추천됐었다. 다만 이날 DI동일 임시주총에서 천준범 신규 감사 선임안이 폐기되면서 상법상 결격 사유가 자연스럽게 해소됐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영풍·MBK 연합이 제안한 집행임원제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앞서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28일 14명의 신규 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6월 기준 유가증권 시장 내 집행임원제도를 두고 있는 회사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집행임원제를 적용할 경우 경영 효율성을 저해하고 해당 집행임원의 책임과 역할이 다소 모호해지며 나아가 책임 회피 가능성 등의 단점이 지적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영풍·MBK 연합에 신규 이사 선임에 관한 결격 사유를 해소할 방안 등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후 영풍·MBK 연합의 회신이 오면 후속 이사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검토하는 한편 임시주주총회 개최 여부 및 시기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영풍·MBK는 "이사회는 사전에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집 청구 시점에서 29일이 지나서야 심의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임시 주총을 지연시키려는 목적"이라며 "이틀 뒤 진행될 법원 심문기일에서 고려아연이 곧 이사회를 다시 개최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니 일단 법원 결정을 미루거나 임시주총 소집허가를 기각해 달라는 주장을 하기 위한 사전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산업IT부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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