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원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담당 특사' 자리를 신설해 외교·안보 분야 책사 리처드 그레넬(58)에게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이 같은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조속히 끝낼 것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 구상은 밝히지 않았다.
만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담당 특사로 그레넬이 임명된다면 양측의 휴전협상을 중재하는 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레넬이 그간 밝혀 온 입장은 우크라이나 측이 상당히 불편해 할 만한 구석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지난 7월 블룸버그 주최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러시아가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땅을 '자치 구역'으로 만드는 등의 방안을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가까운 장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것도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레넬은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사용을 허용키로 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권 이양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상상도 못 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마치 새로운 전쟁을 일으키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20일에는 "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안쪽에 미사일을 쏠 수 있도록 승인해놓고 나서는 키이우의 미국 대사관을 철수시켰다"며 "분노가 치민다. 바이든은 전화기를 들어 푸틴에게 얘기도 못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레넬은 2020년 2월부터 5월까지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으로 미국 정부의 정보업무 총괄 수장 역할을 했다. 그는 또 2018년 5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주독일 대사, 2019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는 세르비아-코소보 평화협상 담당 대통령 특사를 각각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