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기자
배추, 시금치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생산자물가가 석 달 연속 하락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 8월 0.2% 하락한 뒤 9월에 이어 3개월째 내림세다.
10월 생산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산품 물가가 올랐지만 농림수산품 물가가 크게 내리면서 하락했다.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농산물(-10.5%), 축산물(-9.1%) 등이 내려 8.7% 하락했다. 반면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2.0%), 음식료품(0.4%) 등이 올라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지난달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전월 대비 1.9%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배추(-46.1%), 시금치(-62.1%) 등 농산물 물가가 크게 내렸다. 축산물도 돼지고기(-16.7%), 닭고기(-7.8%) 등이 하락했다. 반면 수산물은 우럭(30.0%), 넙치(7.2%) 등이 올랐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 제품을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며 "그동안 농림수산품 가격이 높았던 영향으로 인해 공산품 중 음식료품 등의 가격도 제조 원가 비용 측면에서 상승 요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과 달리 농림수산품 물가가 큰 폭 하락한 데 대해서는 "가을철 배추 출하가 확대되고 작황이 회복되면서 이번달 배추 가격이 하락했고 시금치 등 채소류의 생육이 회복되면서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축산물의 경우에도 돼지고기 등의 도축량이 늘면서 출하물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전년 동월 대비 10월 생산자물가는 1.0% 올라 전월과 동일한 상승폭을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농산물 중 쌀(-12%), 포도(-28.8%) 가격이 내렸고, 축산물은 닭고기(-10.5%), 오리고기(-35.3%) 등이 하락했다. 반면 수산물은 김(57.6%), 물오징어(22%) 등이 올랐다.
공산품 중에서는 석탄 및 석유제품 중 경유(-23.7%), 제트유(-22.9%) 등의 가격이 내렸다. 반면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중 D램은 41% 올랐고 플래시메모리는 50.4% 상승했다.
국내 출하 외에 수입품을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는 원재료(-2%)가 하락했으나 중간재(0.4%), 최종재(0.1%)는 상승하면서 전월 대비 0.1%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0.2% 상승했다.
국내 출하 외에 수출품을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는 농림수산품(-8.4%) 등이 하락했으나 공산품(0.6%) 등은 상승하면서 전월 대비 0.2%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