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선기자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은 건축예술을 통해 인류와 건축환경에 공헌한 생존 건축가에 해마다 수여하는 상이다. 1979년 하얏트호텔 체인의 회장 제이 프리츠커와 신디 프리츠커 부부가 만들었다. 하얏트 재단이 운영을 맡았다. 상의 운영과 수상자 선정 절차는 노벨상을 모델로 했다. 매년 1월 말까지 후보자 추천을 받는다. 매년 40여국에서 500명 이상이 후보자로 지명된다. 심사를 거쳐 비밀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수상식은 매년 5월에 연다. 수상자는 10만 달러의 상금과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이 디자인한 청동 메달을 받는다.
1회 수상자는 미국의 필립 존슨이다. 아시아 건축가로는 1987년 일본의 단게 겐조가, 여성으로는 2004년 이라크 출신의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처음 수상했다. 아프리카 첫 수상자는 부르키나파소의 건축가인 디베도 프란시스 케레다.
최다 수상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9명의 건축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어 미국(8명), 영국(5명), 프랑스 스페인(4명) 등의 순이다.
올해 수상자도 일본에서 배출됐다. 야마모토 리켄이 주인공이다. 그가 설계한 건축물은 한국에도 있다. 경기 판교의 타운하우스인 월든힐스 2단지, 서울 강남구 세곡동 아파트 보금자리 3단지 등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는 히로시마의 소방서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회는 "야마모토는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이어주는 건축가이자 사회 운동가"라고 평가했다.
아쉽게도 한국은 아직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없다. 정부는 2019년 프리츠커상 수상 프로젝트 '넥스트 프리츠커 프로젝트'를 구상하기도 했다. 청년 건축가 30명을 선발해 해외 설계사무소에서 선진 설계기법을 배울 수 있도록 1인당 최대 3000만원의 연수비를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이를 두고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공공건축 관행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의 공공건축은 가격 경쟁력과 화려한 외관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건축물 대부분은 공공 건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