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다며 이는 "심적 불안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17일 김 장관은 KBS1TV '일요 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이같이 발언했다. 그는 "2018~2019년 때와 국제 정세가 변했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됐고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시점에 북미 정상회담이 트럼프 신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과연 쉽게 열릴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우크라이나 전쟁 및 가자지구 중동 전쟁 등 국제 정세 변화를 예로 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개인 외교를 중요시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우방국,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핵을 인정하고 군축 회담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상했다. 김 장관은 "궁극적으로는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가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군축 회담과 같은 북한의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정부는 미 신행정부와 함께 긴밀하게 조율·협의해 미국의 확장 억제력을 강화하고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추구해 나갈 수 있도록 만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핵을 용인하는 군축 회담은 대한민국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북핵을 용인하면 한국, 일본 등 여타 국가도 핵을 개발함으로써 핵 도미노 현상이 생기고 핵무기확산방지체제(NPT)가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미 대선 결과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에 대한 입장 정리가 아직 덜 돼 있는 것"으로 봤다. 북미대화 시 한국이 패싱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이 긴밀하게 사전 조율을 해야 하고 북한은 서울을 거치지 않고는 워싱턴으로 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미 공조 체제를 공고히 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위협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며 경호가 강화됐다는 국가정보원의 국회 보고와 관련한 발언도 했다. 그는 김 국무위원장이 "전파 방해하는 차량을 항상 동행하고, 드론 공격과 관련된 장비 등 대비책을 강구하는 모습도 확인되고 있다"며 "얼마 전 특수부대 훈련을 참관할 때도 경호원들이 직접 총을 들고 방아쇠에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이 이례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호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신변에 대한 위협, 경계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또 "탈북한 고위 외교관이 '김 위원장을 가까이에서 직접 봤는데 얼굴이 홍당무처럼 굉장히 붉다'고 한다"며 "정신과 전문의에게 물었더니 사람이 심적으로 불안하면 얼굴이 붉게 된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만큼 대내외적 상황 때문에 개인 신변 관련 경호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