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군사전문기자
14일 오후 제주 남방 공해상. 미국 핵추진 항모 조지워싱턴함 갑판 너머 멀리 어두운 회색을 띤 F-35C 스텔스 전투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맞바람을 뚫고 빠르게 갑판에 내려앉은 F-35C를 착륙 시 쓰는 장치인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가 잡아채 멈춰세웠다. 강력한 엔진이 뿜어내는 열기가 비행갑판 위의 온도를 한여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13일부터 오는 15일까지 프리덤 에지 훈련을 진행 중인 한미일은 이날 3국 취재진을 조지워싱턴함으로 초청해 5세대 전투기인 F-35C의 훈련 참가 모습을 공개했다.
조지워싱턴함은 불과 10여분의 짧은 시간 동안 두대의 F-18전투기를 긴급 출격시키고, F-18 2대와 F-35C 1대를 착함시키는 등 빠르고 강력한 전력 투사 능력을 선보였다.
특히 미국 측은 F-35C와 F/A-18의 편대비행뿐만 아니라 격납고를 가득 채운 여러 대의 F-35C를 적극적으로 취재진에게 공개하며, 스텔스 함재기로 한층 강화된 미국의 전략자산 핵추진 항모의 위용을 과시했다.
허성재 해군 7전단장(준장)과 그레고리 뉴커크 미 5항모강습단장(준장), 다카시 나츠이 일본 해상자위대 제4호위대군 사령(해장보) 등 이번 프리덤 에지 훈련의 한미일 지휘관들은 함교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이들은 이번 훈련의 의미와 성과를 설명했다.
뉴커크 5항모강습단장은 두번째로 열린 프리덤 에지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전력이 참가해 더 다양한 영역에서 더욱 복잡한 훈련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전단장은 훈련 취지와 관련해 "이번 훈련은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한반도와 인도 태평양 지역에 있어서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위협에 대해서 (한미일이)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의지가 반영된 훈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조지워싱턴함을 찾은 람 이매뉴얼 주일본 미국대사는 미국은 동맹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한미일 군사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프리덤 에지 훈련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등 미국 정치 지형 변화 속에서도 워싱턴 선언으로 도출한 한미일 협력과 정례화를 약속한 프리덤 에지 훈련은 앞으로도 지속된다는 점을 약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리덤 에지는 3국 간 상호운용성을 증진하고,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다영역 훈련이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 서애류성룡함(DDG), 충무공이순신함(DDH), 해상초계기 P-3, 전투기 F-35A, F-15K 등이 참가하고 있다. 미국은 항공모함 조지워싱턴(CVN)을 비롯해 히긴스함(DDG), 맥캠벨함(DDG), 함재기, 해상초계기 P-8, 전투기 F-35A이 참가한다. 일본에서는 하구로함(DDG), 해상초계기 P-3, 전투기 F-15J, F-2 등이 참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