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보는 '충성파' 트럼프 2기 인선 현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출범하는 2기 행정부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첫 인선으로 대선 캠페인을 막후에서 이끌었던 ‘충성파 킹메이커’ 수지 와일스를 백악관 비서실장에 지명한 데 이어, 취임 첫날부터 단행하겠다고 공언한 '불법이민자 추방' 책임자로는 반(反)이민 강경파들을 발탁했다.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국가안보라인에도 미국우선주의 노선을 뒷받침할 '매파'들을 포진시켰다. 아래는 한국시간 13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지금까지 공식 발표된 인선 업데이트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AFP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하며 2기 행정부 인선을 본격화했다.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와일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승리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줬고, 2016년과 2020년 선거 운동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강하고, 똑똑하고, 혁신적이며, 누구에게나 존경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선 승리 일등 공신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오랜 측근으로 잘 알려져있다. 40여년 경력의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인 그는 1979년 하원의원 참모를 거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1980년 대선 캠프에서 일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톰 호먼, 국경차르

AF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톰 호먼은 ‘국경 차르’로 발탁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다른 장관직에 앞서 '국경 차르'부터 발표하면서 이민 정책에 무게를 싣고 있음을 보여줬다. 새 행정부 고위직 발탁 인선은 와일스 위원장의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 이후 그가 두 번째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강력한 국경통제 찬성자인 톰 호먼이 우리 국경을 총괄하는 직책(국경차르)으로 행정부에 합류하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국경을 통제하고 감시하는데 그보다 더 적합한 인물은 없다"고 했다. 또한 "호먼은 모든 불법 체류자를 출신국으로 추방하는 일도 총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먼은 앞서 이민, 난민, 불법체류자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피력해온 인물이다.

엘리스 스터파닉, 주유엔 미국대사

로이터연합뉴스

주유엔 미국 대사로 발탁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은 올해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이다. 당초 2014년 최연소 의원으로 정계에 입성할 당시만 해도 온건파로 분류됐으나 이후 친트럼프파로 돌아섰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재선 도전을 선언하기도 전부터 공화당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라고 트럼프 지지 의사를 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1일 스터파닉 의원을 주유엔 미국대사에 지명하며 "힘과 미국 우선주의 국가안보 정책을 통해 평화를 가져오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주유엔 대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리 젤딘, 환경보호청장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환경정책을 뒤집을 환경보호청장(EPA)에는 리 젤딘 전 하원의원을 택했다. 그는 젤딘 전 의원을 "미국우선주의 정책의 진정한 투사"라고 소개하면서 "공정하고 신속한 규제 철폐를 통해 미국 기업들의 힘을 해방하는 동시에 지구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 물 등 최고의 환경 기준을 유지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주 출신인 젤딘 전 의원은 2021년 1월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을 반대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사기 주장에 적극 동의해왔다. 2022년 뉴욕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캐시 호철)에 패한 이후 올해 내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리조트를 오가며 트럼프 당선인의 캠페인 활동을 지지해왔다. 그는 지명 당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취임 후) 첫 100일 동안 기업을 어렵게 하는 규제를 철회하고,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며 "이 나라에는 좌파가 규제력을 통해 옹호해온 규제들이 있다. 이들 규제는 결국 기업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든다"고 말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FP연합뉴스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그린베레’ 참전용사 출신 정치인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이 발탁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일 성명을 통해 "마이크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 의제의 강력한 옹호자였고 ‘힘을 통한 평화’ 추구의 엄청난 옹호자가 될 것"이라며 "중국, 러시아, 이란과 글로벌 테러 위협에 대한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왈츠 의원은 과거 공개석상에서 "중국 공산당과 냉전 중"이라고 말하는 등 반중국 행보를 보여온 인물이다. 하원 중국 특위에서 활동하며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을 줄이고 미국 학계를 중국 간첩 활동에서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미 대선을 며칠 앞두고는 미국이 유럽, 중동과의 갈등을 끝내고 중국의 ‘더 큰 위협’에 맞서야 한다는 기고문을 이코노미스트에 내기도 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최고위 참모로, 모든 국가 안보 관련 기관 운영을 조정하며 대통령에게 사안을 보고하고 정책을 시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마이크 허커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AFP연합뉴스

노골적인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펼쳐온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행정부에서 중동 정책을 시행할 주요 외교 창구인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로 ‘기독교 보수주의자’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택했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아칸소 주지사를 역임했다. 침례교 목사 출신인 보수주의자로, 미 기독교 근본주의 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과거 두 차례 대선 출마를 위한 공화당 경선에도 도전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백악관 대변인이자 현 아칸소 주지사인 사라 허커비 샌더스의 부친이기도 하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발탁 직후인 12일(현지시간) 밤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제 우리의 내부 및 국제관계를 완전히 재설정해야 할 때"라며 "그게 바로 트럼프가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도 전부터 중동 전역에서 여파가 확인되고 있다고 진단한 그는 이란, 중국 등 적성국가에 대해서는 강경 매파 기조도 드러냈다.

스티븐 위트코프, 중동 특사

AP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중동 특사로는 ‘부동산 재벌’이자 ‘골프 친구’로 알려진 스티브 위트코프를 지명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부동산 사업가인 위트코프 지명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친구로 잘 알려져 있다. 취임식 공동 준비위 원장인 그는 지난 9월 골프장에서 발행한 2차 암살 시도 당시에도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있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의 소송 중 증인으로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를 "비즈니스, 자선 분야에서 존경받는 리더"라며 "그가 관여한 모든 프로젝트와 커뮤니티를 더 강하고 번영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로 지명된 허커비 전 주지사 역시 위트코프에 대해 "그 지역을 잘 알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윌리엄 조셉 맥긴리, 백악관 법률고문

백악관 법률 고문에 지명된 윌리엄 조셉 맥긴리는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내각 비서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선거 공정성 담당 외부 고문과, 전국 공화당상원위원회(NRSC)의 법률고문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윌리엄은 똑똑하고 강인한 변호사로서, 선거의 공정성과 사법 시스템의 무기화에 맞서 싸우고 우리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추진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 국장

AP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1기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DNI)을 이끌었던 랫클리프 전 국장을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지명하면서 "최고 수준의 국가안보와 ‘힘을 통한 평화’를 보장하면서 모든 미국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위해 두려움 없이 싸우는 투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랫클리프 전 국장은 현재 친(親)트럼프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산하 미국안보센터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중국을 ‘최대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펼쳐온 대표적 매파 인사다. 중국이 인공지능(AI),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해 군사능력을 강화하고 있고 이로 인해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또한 북한에 대해서도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더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함께해왔다. 이란과의 관계에서도 ‘최대 압박’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AP연합뉴스

차기 국방부 장관에 40대인 피터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를 발탁한 것은 현지에서도 파격 지명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일 폭스뉴스 프로그램 '폭스 앤드 프렌즈' 주말 공동진행자인 헤그세스를 국방장관으로 낙점하면서 "강인하고 똑똑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치켜세웠다. 육군 소령 출신인 그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해 훈장을 받았었다. 2012년에는 미네소타에서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패했다. 2014년부터 폭스뉴스에 몸담았으며 이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44세다. 트럼프 당선인은 "피터가 (국방부를) 이끌면서 미국의 적들은 경고를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군은 다시 위대해질 것이고 미국은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국가안보 기조를 예고했다. 헤그세스 역시 공식석상과 저서 등을 통해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며 강력한 경제 제재를 주문해온 매파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AFP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2기 행정부 국토안보부(DHS) 장관에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다 주지사를 발탁했다. 놈 주지사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됐던 '충성파' 중 한명이다. 다만 국가안보 측면에서 경험이 없다는 지적도 받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거부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과거 자신이 기르던 개를 총으로 쏴 죽였다고 털어놔 논란에 오르기도 했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고 회고록에 남기기도 했는데, 이후 미 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은 이러한 만남을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었다.

일론 머스크와 비벡 라마스와미, 정부효율부 수장

AFP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에 큰 역할을 해온 '세계 최대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예상대로 차기 행정부의 개혁을 담당하는 ‘정부효율부(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을 맡게 됐다. 기업가 출신 친(親)트럼프 정치인인 비벡 라마스와미 역시 머스크 CEO와 함께 DOGE를 이끌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일 이러한 지명 사실을 발표하며 "이 두 훌륭한 미국인은 함께 미국 정부의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없애고, 낭비적인 지출을 줄이고, 연방 기관을 재구조화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직후 머스크 CEO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에서 투명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모든 활동을 온라인에 공개하고, 국민들의 세금을 가장 터무니없이 어리석은 방식으로 쓴 것에 대해서는 이를 순위화한 ‘리더보드(a leaderboard)’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이들이 이끄는 정부효율부를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인류 최초로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에 나섰던 ‘맨해튼 프로젝트’에 빗대면서 "미국 구하기 운동의 핵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업 CEO 출신을 앞세운 신설 부서가 정부 개혁을 이끌도록 함으로써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기업가적 접근 방식을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머스크 CEO와 함께 수장직을 맡은 라마스와미 또한 생명공학 기업을 창업한 CEO 출신이다. 머스크 CEO와 라마스와미가 이끄는 정부효율부는 연방정부 부처가 아닌, 독립적인 자문위원회로 운영된다.

CNN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AFP연합뉴스

불법이민자 추방 계획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발탁될 것이라는 소식은 '국경차르' 임명 직후인 지난 11일 CNN보도를 통해 먼저 나왔다. 밀러 전 선임보좌관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대규모 불법이민자 추방 공약을 입안한 인물이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최우선 공약인 불법이민자 추방에 그만큼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밀러 전 보좌관은 올해 대선 캠페인 내내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집회 연설자로 등장하는 등 측근으로서의 모습을 과시해왔다.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수일내 해당 인선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 역시 같은날 엑스에 이 소식을 공유하며 "대통령의 또 다른 환상적인 선택"이라고 확인했다.

NYT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AP연합뉴스

2기 행정부의 국가안보라인 요직인 국방장관, 국무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CIA 국장 중 아직 공식화되지 않은 것은 국무부 장관이다. 다만 현지에서는 플로리다 출신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이미 국무장관에 내정됐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마지막 순간에 트럼프가 마음을 바꿀 가능성도 있지만 국무장관직을 루비오에게 맡길 생각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친트럼프 외교통’인 루비오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해온 대표적인 반중국 매파 의원이다. 그간 미 의회에서 나오는 각종 대(對)중국 제재 움직임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면서 2020년부터 중국 정부의 입국 금지 명단에도 포함된 상태다. 루비오 의원 또한 앞서 트럼프 당선인의 러닝메이트 후보 리스트에 포함됐었다.

국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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