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도 '韓 조선과 협력해야'…기대 커지는 선박특수

함정 정비를 위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안벽에 접근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 조선업계의 미국발(發) 특수 기대감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콕 집어 한국 조선 산업과 협력을 거론한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 역시 해군력 유지를 위해선 한국 등 동맹국과의 협력이 필수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내비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 해군 함정 수리사업을 또 수주했다.

12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왈츠 의원은 지난달 말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 대담에서 "선박 건조 전문성과 중국 밖에서 대규모로 건조할 능력은 한국과 일본에 있다"며 "그들이 우리와 의미 있는 방식으로 협력하게 하는 것 외에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과 전략적 경쟁에서 이기려면 해군력이 매우 중요하며, 특히 선박 건조와 수리 역량 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일본, 인도 등 동맹과 협력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도 취임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는데, 중국을 전략 산업에서 배제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오션이 전날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USNS YUKON)’함의 정기수리 사업을 수주한 것 역시 주목할만 하다.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Wally Schirra)’함 MRO(유지·보수·운영)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석달 만에 추가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1994년 3월에 취역한 유콘함을 내년 4월까지 수리해 미국 해군 측에 인도할 계획이다. 올해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577억6000만 달러(약 77조원)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미국 함정 MRO 시장은 20조원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통 에너지 중심 정책도 국내 조선산업에 긍정적이다. 우리 기업의 강점인 LNG(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운반선 건조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이후 LNG 수출 시설 건설을 허가할 전망이다. 삼정KPMG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 연료 중심 정책에 따라 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수요가 증가할 수 있고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 조선 산업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IT부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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