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재집권과 공화당 의회 선거 승리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폐기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이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한미 협력의 전략적 가치가 높은 만큼 한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미국에도 득이 된다는 논리로 미국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무역협회가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2024년 미국 선거와 글로벌 경제통상환경 변화 세미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이어 의회 선거에서도 공화당 승리가 유력해진 만큼 감세법안 연장과 IRA 축소폐기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즉시 관세정책을 통한 무역수지 적자 해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시행한 대중국 관세가 미국 경제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관세 부과는 물가상승, 달러강세 등을 초래하며 미국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대 무협 통상연구실장은 "선거 결과 정권이 교체되며 기대했던 이익이 줄고 다양한 관세조치로 통상환경이 악화되는 것은 불가피해보인다"면서도 "냉철하게 득실을 따져보고 한국과의 파트너십 가치를 적극 설명해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는 조상현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을 좌장으로 박지형 서울대 교수, 강준하 홍익대 교수, 서정건 교수, 김종덕 실장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미중 통상마찰 전망과 글로벌 통상환경, 차기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변화, 감세를 포함한 경제정책 등 내년 이후의 미국 정책과 정치의 변화를 점검하고 우리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인호 무협 상근부회장은 "그동안 양국 지도자들은 한미 안보·경제동맹의 성과를 높이 평가해 왔으며 트럼프 당선인도 우리 기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양국 간 협력의 실익이 크다는 점을 잘 알 것"이라며 "행정부뿐 아니라 연방의회도 공화당이 모두 장악한 만큼 변화된 정치지형에 맞춰 대미 아웃리치(대외 소통·접촉)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인호 부회장, 학계, 삼성전자·현대자동차·두산에너빌리티·세아제강 등 미국 진출 기업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