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인턴기자
비 오는 날 맨발로 가게에 들어온 노숙자에게 양말과 신발을 선물한 사장의 사연이 전해져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어지게 했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매장에 들어온 노숙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옷 가게를 운영 중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온종일 비가 내린 지난달 22일 흰 수염이 덥수룩한 남성 손님이 가게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가 한눈에 노숙자라는 걸 알아봤다고 한다.
이 손님은 매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중얼중얼하더니 “겨울옷은 얼마나 하냐”고 한 마디 묻곤 이내 가게를 떠났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아저씨가 나가는 뒷모습을 보는데 물에 띵띵 불은 맨발로 걸어가시더라. 참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손님의 모습이 계속 눈에 밟혔던 A씨는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다행히 손님은 몇 걸음 가지 못한 상태였다. 손님을 데리고 가게로 돌아온 A씨는 손님에게 매장에서 판매하는 양말과 운동화를 신겼다. 발에 꼭 맞는 사이즈로 골라 선물했다. A씨는 “요즘 (가게가) 너무 한가하지만 (제가) 술 한 잔 안 사 먹으면 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사흘 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A씨의 가게로 남성 손님이 다시 찾아온 것. 심지어 덥수룩하던 흰 수염을 깎아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손님은 주머니에서 증명사진을 꺼내더니 “다음 주에 주민등록증 재발급하러 간다. 돈 벌어서 신발값을 갚겠다”고 말했다. A씨는 “선물이니 괜찮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이번 일을 통해 저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작게나마 더 베풀며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타인의 작은 배려가 누군가에겐 살아갈 의미를 부여한다” “비 오는 날 양말과 신발. 저분에겐 얼마나 큰 위로가 됐을까” “신발이 아니라 희망을 선물하셨다” “다시 돌아와서 갚고 싶다고 말한 분도 대단하시다.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결코 쉬운 일 아니다. 사장님 멋지다” “어느 가게인지 알려주시면 돈쭐내러 가고 싶다” “나도 저런 사람이 돼야겠다” “글 읽다가 눈물 흘렸네” 등 훈훈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