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기자
금융당국이 고려아연 유상증자에 제동을 건 가운데 고려아연은 당국의 요구와 시장 반응 등을 상황을 고려해 다시 계획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려아연은 12일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으로 진행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긴급하게 결정하면서 시장 상황 변화 등을 충분히 예상하지 못해 우려를 키웠다"며 사과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집중된 지배구조를 소유 분산 구조로 바꾸고 분쟁 완화와 국민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로 발표했는데, 시장의 상황 변화와 기관투자자, 소액 투자자들의 우려, 감독 당국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 예상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발행주식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사주 공개매수 직후 이에 반대되는 성격의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금융감독원이 '부정거래 소지가 있다'며 조사에 나섰고, 지난 6일 고려아연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상황을 면밀히 보고 있고, 사외이사들이 별도로 논의하는 등 여러 차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머지않은 시점에 내부 논의와 시장의 피드백을 수렴하고 주주들의 우려와 당국의 요구를 검토해 다시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이 자리에서 철회를 말하긴 어렵지만, 만약에 철회하더라도 (상장폐지·주주 피해 등) 우려가 있다고 여전히 생각한다. 공모 외에 다른 방법 통해 부작용 해소를 위한 여러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유상증자를 철회할 경우 상장폐지 위험성이 남아있다는 점은 언급했다. 고려아연 측은 "공개매수 이후로도 주가가 크게 상승한 상황에서 상장 폐지 요건이 된다고 보이진 않지만, 너무 주가 변동성이 높은 것은 시장 유통물량이 줄어든 탓도 있다"며 "유상증자를 철회한다면 이 리스크가 남아있게 돼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사주 204만30주(지분 9.85%)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소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