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해 가구 문 5만회 여닫는다…'한샘연구소' 가보니

매년 3000건 이상 물성·안전성·유해성 검사
친환경 제품 개발 집중…노루페인트와 업무협약
"고객 기대 뛰어넘는 제품 만들 것"

옷장 문이 열고 닫히기를 반복한다. 일주일간 무려 5만회가 반복된다. 다른 한쪽에선 서랍장을 25㎏의 힘으로 잡아당기고, 서랍장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버틴다.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가구는 세상으로 나가지 못한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 가구를 시험하는 ‘한샘연구소’는 흡사 가구를 위한 사관학교를 방불케 했다.

고영남 한샘연구소 소장이 8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샘 제공

8일 방문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샘 사옥에 위치한 한샘연구소에선 수십 종류의 가구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었다. 이곳은 한샘이 내놓는 모든 제품에 대한 품질 안전 시험과 규격의 표준관리, 친환경 제품 제작을 위한 유해 물질 평가를 담당하는 곳이다. 58개 시험 장비를 활용한 물성, 안전성, 유해성 등 분야에 따른 시험 건수만 매년 3000여 건에 달한다.

고영남 한샘연구소 소장은 “한샘은 제품 개발과 제작 단계는 물론 소비자에 출시된 이후에도 제품이 물리적으로 또는 화학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엄격한 시험에 나선다”면서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제품은 폐기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구소에선 수십 종류의 가구들이 시험을 받고 있었다. 전동으로 높낮이가 조절되는 책상인 모션 데스크는 헬스장에서나 볼 수 있는 원판 수십장을 쌓아 올린 채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했다. 보일러를 구현한 시험장에선 바닥을 뜨겁게 달궈, 원목 소재의 마룻바닥에 변형이 안 생기는지 관찰했다.

한샘 연구원이 소형챔버실에서 포름알데하이드 방출량을 측정하고 있다. 한샘 제공

특히 눈에 띈 시험은 가구 소재가 화학적 유해성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한샘은 최근 친환경 가구 제작을 위해 힘을 싣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노루페인트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가구용 친환경 수성 도료’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화학실험실처럼 꾸며진 이곳에선 원자재 샘플을 특수한 장비에 넣어 포름알데히드를 포집하고 있었다. 가구에 사용되는 페인트, 접착제 등이 휘발되면서 포름알데히드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포름알데히드는 발암물질로 아토피성 피부염의 원인 물질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샘연구소에서 서랍장 전도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승진 기자

고 소장은 “한샘은 정부에서 정한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기준의 절반을 자체 시험 통과 기준으로 삼고 있다”라며 “가구는 일상생활에서 매일 함께하고, 어린아이와 노인 모두가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해성이 적은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앞으로 친환경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진 가구의 외형에 집중하고 있지만, 도료 성분이나 속 재료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고 소장은 “단순히 판매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환경성과 안전성을 갖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재활용률을 높이는 방법 등을 통해 탄소 발생을 줄여 제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친환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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