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일본에서 지난 10월 한달 간 도산한 기업이 900곳을 넘어섰다. 원재료비 상승 등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도산이 잇따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계 기업 도산 역시 8300건을 돌파해 지난해 연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11일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10월 기업 도산은 909건(부채액 1000만엔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4.62%, 전월 대비 12.63% 증가한 규모다. 10월 기준으로 월간 도산 건수가 900건을 넘어선 것은 2013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10월 부채총액은 2529억1300만엔을 기록했다. 부채 총액 규모는 1년 전보다 17.88% 늘어났다.
도쿄상공리서치는 "부채 1억엔 미만의 도산이 77.1%를 차지하며 올 들어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며 영세 규모 기업들의 도산 증가세를 주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음식업 등 노동집약형 산업의 도산이 눈에 띈다"며 "임금인상을 피할수 없지만 현금 흐름에 여유가 없는 기업들로서는 자금악화에 박차를 가해 경영이 막히는 요인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올 들어 1~10월 누계 기업 도산은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어난 832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도산 건수(8690건)에 육박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오랜 기간 저금리 대출로 연명해온 이른바 '좀비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 퇴출 쓰나미가 현실화하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 후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 기업들이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기업 도산 건수는 지난 상반기 10년 만에 처음으로 5000건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1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상공리서치는 "(기업 도산건수가) 11년 만에 연간 1만건 돌파가 현실화할 기미"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