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단체 주문을 받은 업주가 배달 기사에게 욕설을 들었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배달 기사님이 저한테 욕하셨는데 멍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인 자영업자 A씨는 "오늘 낮에 단체 주문이 있었다. 커피 40잔, 샌드위치 39개, 베이글 1개였다. 지난번에는 여기에 따뜻한 커피 10잔도 더 있었는데 기사님 한 분이 다 배달하셨다"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때도 기사님 2명 요청했는데 오더니 본인이 다 가져갈 수 있다고 하시면서 정말 다 가져가셨다"라며 "오늘은 배달 기사 두 분이 오셨고 먼저 오신 분은 빵 전부랑 음료 12잔을 가져가셨고 뒤이어 다른 분이 오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나중에 도착한 배달 기사는 "음료가 몇 잔이냐?"고 물어 업주는 '28잔'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배달 기사는 "업주를 똑바로 보면서 "이거 완전 씨XX이네"라며 욕설을 내뱉었다. A씨는 "순간 멍했다. 내가 뭘 들은 건지 싶고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무섭더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놀란 그가 "다른 기사님 부를까요?"라고 묻자 배달 기사는 "아니에요. 제가 가져갈게요. 수고하세요"라며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행동하고 자리를 떴다.
A씨는 "(배달 기사가) 예의 바른 척을 하시더라. 제가 못 들었다고 생각하셨던 건지, 가시고 난 뒤에 눈물이 막 쏟아져서 일할 수가 없었다. 배달앱 측에 항의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기사가 우리 가게 다 알고 있는데 와서 무슨 짓이라도 하면 감당하지 못할 것 같고 그냥 묻기에는 너무 슬퍼서 글이라도 쓴다"고 하소연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영업자는 슈퍼 을이다", "고객센터에 민원 넣으시길", "저도 멍해진다. 아무리 그래도 말이 너무하다. 힘내시길" 등 대부분 A씨를 위로하는 댓글을 달았다. 또 일부 누리꾼은 "직접 대면하고 어조, 표정까지 본인이 느끼시기에 나한테 한 거라고 생각 드는 거면 맞긴 할 테지만 글로 읽었을 땐 주문한 손님한테 욕한 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또 다른 누리꾼은 "주문한 손님한테도 그런 욕을 하면 안 된다"라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