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가 최근 녹취록이 터진 윤석열 대통령의 상황이 박근혜 탄핵 직전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는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철저하게 방어를 하는 국민의힘의 지금 모습은 8년 전과는 전혀 다르다"고 분석했다.
이 명예교수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육성 녹음을 두고 2016년 가을에 JTBC 태블릿 PC를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 명태균이 앞으로 폭로할 문건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8년 전 상황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상당히 다르다고 생각된다"고 선을 그었다.
"2016년 10월24일 JTBC가 태블릿 PC 영상을 보도하자 다음 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며칠 후부터 촛불시위가 시작됐다. 그때 박근혜가 사과하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논의도 있다. 박 대통령이 성급하게 사과를 해서 사태를 증폭시켰다고 보는 사람도 상당히 있다"면서 "박근혜는 사과에 매우 인색한 사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이란 사람의 존재 자체가 수면 위로 나타나는 것을 극히 꺼렸는데 이렇게 부각되자 그냥 스스로 무너진 것이 아닌가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통령 본인이 무너져 버리면 그 주변도 한꺼번에 무너지기 마련"이라면서 "야권의 하야 요구에 대해 탄핵을 당하더라고 사임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댐은 이미 무너진 후였다. 대통령 입으로 '탄핵을 당하더라도'라는 말이 나오면 이미 끝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요새 TV 뉴스를 보면 8년 전과 비슷하다. 2016년에도 JTBC뿐 아니라 TV조선도 매우 공격적으로 보도를 했다"면서도 "다만 8년 전과 다른 점은 여당과 검찰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도 8년 전 학습효과 때문일 수도 있다"고 짚었다. 또 "2016년에는 검찰이 최순실을 구속하는 등 지금 검찰과는 달랐다. 그리고 2016년 새누리당에는 유승민, 남경필, 김세연 같은 인물이 있었기에 탄핵이 가능했지만 세 사람은 그 후 정치적 입지를 잃어버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색다른 데자뷔가 펼쳐지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명씨간 통화에 대해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녹취에 대해 "(취임 전날은)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도 없는 것이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어떤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법률은 없다"면서 "윤 대통령은 취임 전후에 공천 개입, 선거 개입과 같은 불법 행위를 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