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일본 정부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교도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이날 내각회의(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등과 협력해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한 결과, 북한 병사가 러시아 동부에 파견돼 훈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한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가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발표했다.
하야시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라며 "최근 북·러가 보이는 일련의 군사적 움직임은 우크라이나 정세를 악화할 뿐만 아니라 일본을 둘러싼 지역 안보 측면에서도 심히 우려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우크라이나의 공정하고 영속적인 평화를 조기 실현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미국,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지원을 위해 대규모 군대를 파병 중이라고 잇따라 확인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전날 "북한과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파병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북한 파병이 동아시아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아사히신문은 "북한군의 역량이 강화되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변국에 대한 위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군이 이번 파병으로 실전 전투 경험을 얻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타니 데쓰오 메이카이대 교수는 "북한과 러시아가 거의 동맹 관계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제는 한반도 유사시에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군이 개입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