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2기 실세는 'AFPI''…더 강한 트럼프주의

"트럼프 취임 시 서명할 행정명령 300개 준비"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차기 행정부 중심은 '프로젝트 2025'나 '헤리티지 재단'이 아닌 우익 싱크탱크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가 될 것이라고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 1기 참모들이 주도한 일종의 공약집으로 평가되는 프로젝트 2025 또는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헤리티지 재단보다 AFPI가 물 밑에서 더 센 입김을 행사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여름 AFPI는 미 전역의 보수 인사들을 초대해 연방의 좌파 공무원들과 싸우고 주류 미디어를 다루는 전략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업무 방식을 공유했다. NYT는 "AFPI가 별다른 홍보 없이 트럼프 캠프의 주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며 권력을 휘두르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AFPI 관계자들이 내각 핵심에 자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FPI의 최고경영자(CEO)인 브룩 롤린스는 수석보좌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AFPI에는 수년간 복귀를 노려온 트럼프 행정부 출신 인사들이 다수 일하고 있다. 이들 중 몇몇은 최근 트럼프 캠프 정규직으로 일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고 NYT는 덧붙였다.

우익 싱크탱크인 AFPI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한 직후 탄생했다. 현재 트럼프 캠프 인수위원회 공동 의장인 린다 맥마흔과 하워드 루트닉이 텍사스의 억만장자 석유 사업가 팀 던에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토대를 만드는 조직을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맥마흔은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초대 중소기업청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하는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리더십 팩은 2021년 AFPI에 1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AFPI 역시 헤리티지 재단의 프로젝트2025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직후 행정권을 휘두르기 위한 연방기관 인력배치와 정책의제 설정 계획을 마친 상태다. 롤린스 CEO는 NYT에 AFPI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에 대비한 행정명령 초안을 이미 300개 가까이 작성했다고 밝혔다.

'미국 우선 의제(The America First Agenda)'라는 제목의 AFPI 정책 책자는 900페이지 분량의 프로젝트 2025 정책집보다 얇다. 포르노 금지, 낙태약 우편 발송 금지 등 유권자의 눈길을 끄는 제안도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더 강력한 '트럼프주의'를 담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예컨대 약물 사용을 포함한 낙태 전 초음파 검사 의무화, 석유 생산 확대, 파리기후협정 탈퇴, 메디케어 수혜자에 근로 요건 부과, 두 가지 성별만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 등이다.

연방 공무원 보호 조치를 대다수 폐지하는 방안은 프로젝트 2025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명령을 따르지 않거나, 행정부 정책기조와 달리 기후 변화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힌 경우 등에도 공무원을 해고할 수 있도록 했다.

NYT는 프로젝트 2025와 달리 AFPI 정권 인수 계획 주요 설계자들이 실제로 트럼프 캠프에 조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용히 움직이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히스 브라운 존 제이 형사사법대학 공공정책학 교수는 "AFPI는 헤리티지가 이해하지 못한 것을 이해했다. 정권 인수 작업은 항상 아주 조용히 진행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반면 마크 로터 AFPI 대변인은 "어떤 후보, 캠페인, 또는 정권 인수를 대신해 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