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열기자
현대모비스가 전기차 핵심부품 가운데 하나인 파워일렉트릭(PE) 시스템을 유럽에서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전동화 전환이 맞는 방향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현대차·기아는 물론 해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방향까지 염두에 뒀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15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있는 총리 공관에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투자협약을 맺었다고 회사가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모비스는 슬로바키아 노바키 지역에 PE시스템 공장을 새로 짓는다. PE시스템은 전기 모터와 인버터, 감속기를 통합한 전기차 구동계통 핵심장치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왼쪽)이 15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수상 공관에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투자협약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차·기아 전기차의 PE시스템을 현대모비스가 생산한다. 유럽에 PE시스템 공장을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체코와 스페인에도 부품공장을 가동하거나 짓고 있는데, 두 공장은 배터리시스템(BSA)을 만든다. 회사 측은 "유럽 내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졌고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속도 조절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선제적인 투자와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전동화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가기 위한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PE시스템 공장은 축구장 14개 크기인 10만5700㎡ 부지에 2500억원을 투자해 짓는다. 내년 하반기 완공하면 연산 30만대 규모로 PE시스템을 생산한다. 슬로바키아에 있는 기존 질리나 공장에는 제동시스템·에어백 공장을 새로 짓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95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모비스가 슬로바키아에 짓기로 한 파워일렉트릭(PE) 시스템공장 조감도[사진제공:현대모비스]
슬로바키아는 인근 체코·헝가리 등과 함께 유럽 완성차 생산공장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기아를 비롯해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재규어랜드로버 등이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가동한다. 볼보는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전동화 부품 신규 거점을 두고 유럽 시장 공략의 핵심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회사는 전했다. 이 회사는 북미나 인도네시아 등 주요 거점에 전기차 핵심부품 공장을 운영하거나 짓고 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슬로바키아 정부의 지원 아래 노바키 지역에 건설하는 PE시스템 신공장을 중심으로 중부 유럽 지역에서 전동화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현대모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