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이기자
가출 청소년이 쉼터에 입소하기 위해 필요한 ‘보호자 동의’에 관한 법률이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가정 밖 청소년이 쉼터에 입소하지 못하는 이유' 보고서에서 허민숙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청소년쉼터 입소의 '보호자 동의 원칙'은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청소년들을 오히려 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보호자 연락 방침으로 쉼터 입소를 포기한 청소년들은 거리를 떠돌거나, 다시는 재입소 문의를 하지 않고 홀연히 사라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청·여성가족부 등 집계 자료를 통해 추산하면 지난해 실종 신고되거나 가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3만명 규모다. 지난해 통계청·여가부가 발표한 '2024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가출경험학생 수는 10만5665명이다. 경찰청에 접수된 '실종·가출인 접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9~17세 아동·청소년 실종 인원은 2만3425명이다. 현재 가정 밖 청소년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조사는 없는 상태다.
하지만 가정 밖 청소년 중 청소년쉼터 입소율은 10%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제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쉼터에 입소한 청소년은 5827명으로, 가출 경험 청소년의 5.5%에 불과하다. 청소년쉼터는 집에서 가출해 일정기간이라도 머물 곳이 마땅치 않은 위기 청소년을 위해 설치·운영 중인 시설로, 지난해 기준 138개소가 운영 중이다.
가정 밖 청소년의 상당수는 지인의 집을 전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여가부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가정 밖 청소년의 55.5%는 친구 또는 선후배집에 머물렀다고 답했다. 그외 '건물이나 길거리 노숙'은 35.4%, 인터넷 등을 통해 알게 된 이른바 '헬퍼'의 집에서도 4.1%가 지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실종아동법 상 신고 원칙과 여가부 업무지침 상 보호자 입소 동의 원칙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가정 밖 청소년이 보호시설 입소 시 보호시설의 장 또는 종사자는 경찰에 실종아동임을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한다. 아울러 여가부 업무지침에 따라 가정 밖 청소년 입소 시 보호자에게 연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가부는 최근 설명자료를 통해 "보호자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아닌 해당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 중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조사관은 "'실종아동법'에 단서조항을 마련해 가정 밖 청소년이 스스로 찾아와 부모 가해자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청소년쉼터는 신고의무 대상 기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가정 내 학대 피해자인 가출아동·청소년의 경우에는 보호자 동의 없이도 일정 기간 보호시설이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또 16세 미만 청소년의 경우 부모 및 보호자에게 입소 사실을 고지하되, 정확한 위치에 대해 알리지 않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경찰청·여성가족부 등 집계 자료를 통해 추산하면 지난해 실종 신고되거나 가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3만명 규모다. 하지만 지난해 청소년쉼터에 입소한 청소년은 5827명으로, 가출 경험 청소년의 5.5%에 불과하다.
현행 실종아동법에 따르면 가정 밖 청소년이 보호시설 입소 시 보호시설의 장 또는 종사자는 경찰에 실종아동임을 즉시 신고해야 한다. 또 여가부 업무지침에 따라 가정 밖 청소년 입소 시 보호자에게 연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허 조사관은 "'실종아동법'에 단서 조항을 마련해 가정 밖 청소년이 스스로 찾아와 부모 가해자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청소년쉼터는 신고의무 대상 기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