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원인턴기자
미국 변호사의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르며 스타 변호사 영입을 위한 로펌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변호사의 시간당 청구 비용이 올해 상반기 약 9%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웰스파고 법률 전문 그룹의 분기별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전년 동기에는 8.3%가량 올랐으나 올해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과거 평균 연간 수수료 상승률 약 4%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미국 변호사들의 임금은 최근 들어 크게 올라 투자은행(IB)이나 사모펀드 업계 수준과 비슷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합병, 세무, 규제 등 일부 특수 영역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로펌이 매우 제한적이기에 가격이 더욱 비싸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합병 등 중대한 사안을 진행하게 될 경우 그 가격 값을 할 것이란 기대감에 대형 로펌에 의존하게 된다. 일부 스타 변호사는 시간당 비용이 2500달러(약 330만원) 혹은 그 이상으로 책정돼 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JLL의 최고법무책임자 앨런은 "최상위 로펌들은 최고의 스타 변호사를 영입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쓰며 경쟁하고 있고, 이것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면서도 "누구도 이에 대해 '잘못됐다'라고 말하지 못한다. 결국 고객들도 이 문제의 일부분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티글로벌의 최고 로펌들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로펌 매출 증가율은 11.4%로 비용 증가액을 추월한 것이 확인됐다. 특히 스타 변호사의 연봉은 1500만달러(약 200억원)에서 2000만달러(약 270억원)에 이른다. 대형 로펌의 주니어 연봉은 5년 만에 30%나 상승한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상황 속 기업들은 법률 비용을 낮추기 위해 경쟁 입찰을 실시하고 자사 법무부서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대기업 역시 최상위 로펌만 이용하고자 하는 관행을 변화시키며 일부 법률 업무를 대형 로펌에서 소규모 로펌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