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50·사법연수원 30기)가 최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데 대해 "이제 검찰권을 반납할 때가 머지않았다"고 발언했다.
임 부장검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서 "모든 사람이 예상했던 대로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사건을 무혐의 결정하면서 '법률가 양심' 운운했다는 기사를 친구들이 제게 보냈다"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오랜 시간 그저 시키는 대로 하는 '상명하복'을 봤을 뿐, 검사의 양심과 용기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며 "박근혜 정부의 검찰, 문재인 정부의 검찰, 윤석열 정부의 검찰은 검찰 구성원도 같고 상명하복 조직문화도 같은 한 몸으로, 검찰의 검찰이었을 뿐"이라고 자신이 몸담은 조직을 강하게 비판했다.
임 부장검사는 "현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인 조희진 의정부지검장이 '검찰이 예전에 비해 얼마나 깨끗해졌는데, 이렇게 부정적으로 보느냐'고 저를 질책한 적이 있었다"며 "예전에 비해 검찰이 한결 깨끗해진 건 맞지만, 시민들은 예전의 검찰과 지금의 검찰을 비교하는 게 아니라, 현행 법령과 높은 시민의식에 터 잡아 마땅히 있어야 할 이상적인 검찰과 현실의 검찰을 비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상이 투명해져 검찰이 법과 원칙, 양심 운운 등 대외적으로 내세우는 말이 아니라, 검찰의 드러난 행태를 보고 시민들이 검찰의 잘잘못을 판단하고 있는데, 검사장쯤 되어 저렇게 어리석은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한심해 혀를 찼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검찰권은 하늘로부터 받은 천부권력이 아니라 주권자인 시민들이 검찰에게 위임한 것"이라며 "시민들의 인내가 언제까지일지 저는 잘 알지 못하지만, '법률가 양심' 운운한 기사를 보며 검찰이 감당할 수 없는 검찰권을 반납해야 할 때가 머지않았구나 싶다"고 적었다. 끝으로 그는 "검찰 구성원으로 참담한 마음이지만, 이 또한 검찰의 업보이니 검찰 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감당해보겠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최근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면서 "공소 유지와 입증의 책임을 지는 수사팀이 법률가의 양심에 따라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는데, 임 부장검사의 발언은 이러한 결정을 두고 한 비판으로 보인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 조직 내부의 부조리와 불합리에 대해 여러 차례 비판과 직언을 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대구지검에서 근무하다 지난 6월 대전지검으로 발령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