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 주고 제주도 안 가' 국민들 외면에도…외국인 200% 급증

올해 누적 입도객 1058만명…전년比 4.5↑
내국인 5.9% 감소, 외국인은 218% 급증
항공·선박 등 국제 노선 확대 영향
지역 여행업계, 외국인 수요·비중 늘어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 이후 관광객이 줄어 고심하던 제주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정점을 찍었던 내국인 입도객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나 외국인 방문객이 빈자리를 채우면서다. 호텔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 지역 여행업계도 외국인 수요가 크게 늘면서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그랜드 하얏트 제주[사진제공=롯데관광개발]

3일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058만201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12만4395명보다 4.5%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내국인 입도객은 907만9155명으로 전년 동기(965만1438명) 대비 5.9% 줄었으나 외국인 방문객 수가 150만2857명으로 지난해(47만2957명)보다 217.8%나 상승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지난달 내국인 입도객은 100만52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으나 외국인은 18만1938명이 찾아 119%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제주를 방문하는 누적 인원은 전년 대비 증가세로 다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누적 입도객은 1337만529명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었다. 반면 올해는 지난달 17일 기준 누적 입도객 1000만4149명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2일 빠르게 1000만명을 돌파했다.

제주에 내국인 입도객이 감소하고 외국인은 늘어나는 것은 항공과 선박 등의 이동 수단 운영 상황과 맞닿아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추석 연휴 기간 제주의 국내선 항공편 공급 좌석은 29만2515석으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고, 여객선도 6만674석으로 9.4% 줄었다. 반면 국제선 항공편 공급 좌석은 3만5340석으로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늘었다. 중국과 일본을 오가는 대형 국제크루즈선도 올해 공급 좌석이 2만4998석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배 이상(411%) 증가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LCC)를 비롯한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이후 제주에 집중했던 항공편을 동남아시아 노선 등에 집중 투입하면서 제주 왕복 항공권 좌석을 구하기가 어려워졌고, 가격도 크게 올라 내국인 수요가 줄 수밖에 없었다"며 "반대로 국제선은 제주와 일본, 중화권 등을 연결하는 직항 노선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주의 해외 직항노선은 코로나19 이후 2022년 말부터 운항을 재개한 뒤 올해 8월 기준 주 195회 이상으로 확대됐다. 지난 7월 중순에는 도쿄~제주 노선이 3년여 만에 다시 열렸고, 지난달 말 제주~상하이 직항 노선이 주 8회 추가됐다. 다음 달 초에는 중국 동북 지역의 대표 도시인 장춘을 연결하는 노선이 주 2회씩 운항을 재개한다.

제주 관광산업을 지탱하는 외국인 비중과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호텔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동반으로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3분기 매출 1296억500만원을 올렸다. 앞서 2분기(매출 1041억1100만원)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주력인 외국인 카지노는 2021년 개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입장객 10만명을 돌파(10만7533명)했고, 호텔도 분기 첫 11만실 이상(총 11만566객실)을 판매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외국인 투숙 비중은 지난해 1월 20% 수준이었으나 지난 8월에는 전체의 70%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또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7일) 기간 이 호텔의 전체 1600객실 가운데 95% 이상인 하루 기준 최대 1524실의 예약이 찬 상황이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주의 외국인 입도객이 월 20만명 수준을 보이면서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도 월 매출 3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기초체력을 충분히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10월 국경절 특수와 함께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시도들이 이어지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통경제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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