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욜로'대신 '요노'…금융권도 '요노족' 잡아라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2030세대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자 금융가에서도 이들을 타깃으로 한 금융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생은 한 번뿐'이라며 현재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소득보다 큰 지출도 마다하지 않던 '욜로(You Only Live Once·YOLO)족'이 가고 욜로족과 정 반대 개념인 '요노(You Only Need One·YONO)족'이 등장하면서다.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고 사치보다 실용성을 추구하며 재테크에서도 짠테크도 마다하지 않는 요노족을 잡기 위해 금융권도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2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돈 나무 키우기'가 출시한 지 약 반년 만에 누적 이용자 수 150만명(8월 초 기준)을 돌파했다. 올해 3월11일에 출시된 돈 나무 키우기는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매일 출석하거나 임무를 수행하면서 현금 보상을 받는 이벤트다. 최종 단계에 도달하면 최소 200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현금을 받을 수 있다. 돈 나무 키우기로 현재까지 현금 보상을 가장 많이 받은 고객은 총 10만4000원을 벌어들였다.

카카오뱅크도 2030 중심의 요노족 잡기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매일 용돈 받기' 서비스를 비롯해 '저금통 with 메가박스' '26주 적금 시리즈'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매일 용돈 받기' 서비스는 앱을 통해 지정된 미션인 홈페이지 방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구독 등을 수행할 때마다 용돈을 받을 수 있다. 미션을 수행하지 않고 앱만 매일 방문해도 현금이 쌓인다. 지난 8월 출시한 '26주 적금 with 맥도날드'는 최소 1000원으로 시작해 매주 금액을 늘려나가도록 설계해 청년층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또 지정된 주마다 저금에 성공하면 맥도날드의 인기 메뉴 6종에 대해 총 6번의 할인을 제공할뿐더러 26주 연속 성공 시 우대금리 누적 연 3%포인트를 제공한다. '저금통 with 메가박스'는 출시 일주일 만에 50만좌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는데, 특히 가입자 중 2030세대의 비중이 60%로 나타나 '요노족' 타기팅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1금융권에서는 최초로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2019년 출시한 이래 지난해 기준 가입자 수 4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알뜰폰 통신사와 제휴해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금융권이 앞다퉈 은행의 수익과 직결되지 않는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바로 '고객 유치'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돈 나무 키우기' 서비스의 경우 현금 리워드를 당근 삼아 '친구 초대' 기능을 끼워 넣는데, 입소문으로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누렸다. 또 페이 서비스 가입자도 일 200여명에서 2만여명으로 100배 이상 급증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1금융권의 알뜰폰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금융과 통신서비스를 결합해 더 많은 고객을 은행 고객으로 묶어두는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이다.

한 인터넷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의 주 고객층인 2030 청년층의 경우 주거래 은행의 개념이 없고, 여러 곳에 계좌를 개설해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주는 곳으로 수시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특성이 있다"며 "주요 고객층을 묶어두기 위해 당장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혜택이 큰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