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기자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조정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최근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액은 늘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취약 자영업자(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차주)의 대출액은 121조9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비중은 1년 전보다 10.5%에서 11.5%로 상승했다. 취약 자영업자는 총 41만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차주의 13.1%를 차지한다.
그러나 연체율은 증가하고 있다. 2분기 말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0.15%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1.56%)을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비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0.44%)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 2022년 2분기(3.96%)부터 꾸준히 오르다가 올해 1분기 10.21%까지 크게 오른 바 있다.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가계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모두 올랐다. 가계대출은 작년 1분기 1.07%에서 올해 2분기 말 1.72%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대출은 0.94%에서 1.48%로 올랐다.
업권별로는 비은행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했다. 자영업자의 비은행대출 연체율은 작년 1분기 1.99%에서 올해 2분기 3.30%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대출이 0.33%에서 0.41%로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이 증가하고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금융기관들의 양호한 복원력 등을 감안할 때 이들 취약 자영업자의 부실 증가가 전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최근 자영업자 차주 간 소득 및 신용도 측면에서 일부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자영업자 차주들의 상환능력에 따라 선별적 지원을 지속하는 가운데 회생 가능성이 낮은 일부 취약 자영업자에 대해선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채무 재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