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머릿지, 세차례 밀린 CB 발행…인수자 자금능력 불투명

납입일 계속 지연…6월11일→11월29일로
상폐기업 출신 대표의 법인이 CB 인수자

코스닥 상장사 애머릿지의 75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현재 발행 대상자 법인의 자금도 불투명한 상황이라 CB 발행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머릿지는 75억원 규모 제29회 차 CB의 납입일을 오는 11월29일로 변경 공시했다. 이 CB는 지난 5월27일 발행 결정을 한 것으로, 최초 납입일은 지난 6월11일이었다.

애머릿지는 지난 6월11일 납입일을 8월20일로 한 차례 미뤘다. 이후 8월20일이 되자 또 납입일을 9월5일로 변경했다. 이때는 발행 대상자를 ‘엘비코퍼레이션’에서 ‘경산밸류’로 바꿨다. 전환가액도 기존 1537원에서 1981원으로 조정했다.

최초 발행 대상자인 엘비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말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신생법인이라 시장에서는 자금 조달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이때 엘비코퍼레이션은 애머릿지의 2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같이 진행했는데, CB는 포기하고 증자에만 참여했다. 증자의 신주 발행가액은 1458원으로 CB보다 낮았다.

엘비코퍼레이션에서 바통을 넘겨받은 경산밸류도 자금력에 의구심이 드는 기업이다. 경산밸류는 2022년 4월 자본금 2000만원으로 설립된 부동산컨설팅 업체다. 지난해에도 매출액이 전무해 실제 사업은 영위하지 않는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된다.

경산밸류의 대표이사이자 최대 주주는 김성문 대표다. 김성문 대표는 지난해 상장 폐지된 멜파스의 경영권을 인수했던 밀탑의 실사주로 알려졌다. 밀탑은 압구정 현대백화점에 1호점을 오픈한 프리미엄 빙수 전문 브랜드다. 최대 주주는 유조이그린홀딩스인데, 이 회사의 100% 주주가 김성문 대표다.

멜파스는 밀탑으로 경영권이 변동된 후 자원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다가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의 횡령, 배임 고소 등이 진행되는 등 소송전이 벌어졌고 결국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또 김 대표는 2011년 상장 폐지된 스톰이앤에프에서도 사내이사로 재직하다가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홍영기 전 대표는 이준 스톰이앤에프 대표, 김성문 이사, 김성만씨 등이 홍 전 대표에 대해 아무런 채권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이들이 총 453억원의 약속어음 5매를 작성했다며 고소했다.

이처럼 신규 자금조달이 지연되는 가운데 애머릿지의 실적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올 상반기 애머릿지는 매출액 116억원, 영업손실 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0% 줄었고 영업손실은 83% 확대됐다.

한편 애머릿지는 과거 ‘뉴프라이드’라는 사명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테마에 휩쓸리며 급등락세를 보였던 종목이다. 중국 현지 면세점 사업, 한류 관련 사업 등을 영위한다며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결국 2020년 3월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거래정지됐다. 이후 감자와 자금조달 등으로 겨우 2022년 9월 거래가 재개됐다. 현재는 의류 유통사업, 카나비스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증권자본시장부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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