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인턴기자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의 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사진 합성을 의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선생이 초딩 제자 딥페이크 제작에 가담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하고 있다.
글에 따르면 자신을 초등학교 교사라고 주장한 A씨는 얼마 전 모 사이트에 반 아이들의 단체 사진과 실명을 올리며 딥페이크 사진 합성을 의뢰했다. A씨는 남학생들을 제외한 여학생들의 실명을 공개하며 "손에 꼽히는 X망주(유흥업소 유망주)" 등 성희롱적 댓글을 달기도 했다.
A씨가 의뢰한 사진은 곧장 딥페이크로 제작됐으며 9500여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해당 글에는 여성 특정 신체 부위를 언급하는 성희롱 댓글이 서슴없이 달리는가 하면 "OOO이 제일 낫네"라며 외모를 평가하는 반응도 나타났다.
댓글은 갈무리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고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교사가 딥페이크를 의뢰했다"며 "누군지 잡아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교사를 떠나 인간 자격 상실이다. 수사기관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A씨가 올린 사진 속 배경을 분석해 해당 학교가 경기도 용인의 위치한 B초등학교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 과정에서 사진 속 의자와 실제 학교의 의자가 유사하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며 B 초등학교라는 것이 확실시됐다. 누리꾼들은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많이 퍼뜨려 달라"며 해당 학교의 전화번호까지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인근 초등학교에 자녀가 재학 중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교사도 믿을 수 없다니. 학교에 보내는 것 자체가 겁이 난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혹시 우리 아이도 피해자일까 너무 두렵다"는 댓글을 달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학교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B 초등학교 관계자는 4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2일 해당 사건을 인지해 3일 경찰청과 교육청 등 여러 기관에 신고한 상황"이라며 "진상 파악 후 필요한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궁금해하는 학부모들의 전화는 받았지만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글을 작성한 이가 교사라는 어떠한 증거도 없는 상황"이라며 "사진은 교사가 아니라도 누구든지 올릴 수 있다. 언제, 누가, 누구를 찍은 건지도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것도 밝혀지지 않았는데 '딥페이크 학교'라고 거론되는 것 자체가 모욕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글쓴이가 교사인지에 대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딥페이크 피해자는 대부분 1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발생한 딥페이크 범죄 피해자는 총 527명이었다. 이 중 10대 피해자가 315명(59.8%)으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20대 90명, 30대 28명, 40대 6명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다. 10대 피해자 수는 2021년 53명, 2022년 81명, 지난해 181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