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오는 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정기연주회에서 라흐마니노프와 스트라빈스키의 곡을 연주한다. 라흐마니노와 스트라빈스키는 러시아 혁명 이후 고국을 떠났는데 이번 연주회에서는 이들이 러시아를 떠나기 전 작품들을 통해 시대의 이념에 부응하지 않은 이들의 음악관을 들여다본다.
스트라빈스키의 초기 작품 '불꽃놀이'가 첫 곡으로 연주된다. 스트라빈스키에게 스타 작곡가로의 서막을 열어준 작품이자 발레 뤼스의 창시자였던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와 인연을 맺어준 작품이다. 잘 알려진 '불새' '봄의 제전'과 달리 26살 청년 스트라빈스키의 대담한 화성 진행과 화려한 리듬의 전조가 두드러진다.
이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연주된다. 조지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코르산티아가 협연한다. 코르산티아는 1995년 비교적 늦은 나이인 30세에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우승한 '늦깎이 피아니스트'다. 그는 "라흐마니노프는 쇼팽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 곡의 핵심은 쇼팽만큼이나 세련됐다"고 곡을 설명했다.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가 대미를 장식한다. 발레를 원작으로 해 무용을 염두에 둔 화려한 악기군이 이목을 끈다. 음악 그 자체로 훌륭해 오늘날에는 발레 없는 오케스트라 모음곡으로 자주 오른다.
지휘는 프랑스 출신의 뤼도비코 모를로 바르셀로나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 맡는다. 프랑스 작곡가와 20세기 작품 연주에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시애틀 심포니 음악감독 재직 시절, 다섯 개의 그래미상을 거머쥐며 시애틀 심포니를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반열에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