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9일(현지시간) 장 초반 소폭 상승세다. 이번 주 열리는 잭슨홀 미팅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숨 고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9시46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4% 상승한 4만758.52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18% 오른 5564.0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13% 상승한 1만7655.03에 거래 중이다.
투자자들은 오는 22일부터 사흘간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주요국 중앙은행 인사들이 참석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3일 오전 10시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을 한다.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무르익은 가운데 시장은 파월 의장의 입을 통해 다음 달 금리 결정과 관련한 단서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은 Fed가 9월 첫 금리 인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73.5% 반영 중이다. 이달초 실업률 상승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며 80%대로 급등했던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현재 26.5%로 내려갔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둔화되고 소매판매가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침체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 올라 전망치와 전월치(각각 0.2%) 모두 하회했고,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전년 대비 2.9% 상승해 지난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내려갔다. 예상치와 전월치(각각 3.0%) 모두 밑돌았다. 여기에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치(0.4%), 전월치(0.2% 감소)를 모두 웃돌며 침체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월가에서는 앞으로도 경제 지표가 서로 상충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UBS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그렉 마커스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은 이달 초 과장됐던 경기 침체 공포에서 거의 완전히 회복됐다"면서 "다만 경제는 둔화하고 있고 앞으로 몇달 동안 상충되는 경제 데이터가 혼재할 가능성이 높아 경기 침체 논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는 올해 남은 기간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잭슨홀 미팅 외에도 21일 공개될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22일 나올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을 대기하고 있다. Fed 당국자들의 발언도 이어진다. 이날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를 비롯해 20일에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마이클 바 Fed 부의장이 연설한다.
굵직한 정치 이벤트도 열린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22일까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된다.
국채 금리는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현재 전거래일 대비 소폭 오른 4.07%,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수준인 3.89%를 기록 중이다.
종목별로는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ZT 시스템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2.2% 상승세다. 화장품 업체인 에스티로더는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과 연간 전망 발표 후 1.6% 하락하고 있다. 커피 체인인 더치 브로스는 투자은행(IB) 파이퍼 샌들러가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하면서 2.51% 내리는 중이다.
국제유가는 세계 최대 원유 숸유 수입국인 중국 수요 둔화 우려에 소폭 하락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01달러 내린 배럴당 76.64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19달러(0.2%) 밀린 배럴당 79.49달러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