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기자
최근 인천 대단지 아파트 지하 주차장과 용인 길거리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포르투갈에서 전기차로 인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레지던트 등 현지 매체는 전날 오후 6시께 포르투갈 리스본의 움베르투 델가도 국제공항 인근의 한 렌터카 주차장에서 불이 나 차량 200대 이상이 전소됐다고 보도했다. 불은 이곳에 주차돼 있던 전기차에서 시작해 다른 차량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주차장 2개 층 중 2층에서만 화재가 발생했다며 불에 타지 않은 차량 중에서도 불이 방출한 열로 인해 손상을 입은 차량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화재 현장 위로 짙은 연기 기둥이 형성되면서 여러 항공편이 지연되는 등 공항 운영에도 지장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다만 화재가 발생한 곳은 산업지구로, 인근 주택으로 피해가 확산하지는 않았다. 부상자 역시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는 약 5시간 만인 전날 오후 11시께 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140여 명의 소방 인력 등을 동원해 신속한 진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자동차 연료와 같은 인화성 물질과 바람 때문에 진화 작업에 애를 먹었다고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지난 16일 오후 7시 40분께 경기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도로에 세워져 있던 테슬라 전기차 하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차량은 당시 충전 중이 아니었으며, 노상에 주차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소방대원 50여명과 펌프차 등 장비 20여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고, 신고 접수 3시간 10여분 만인 오후 10시 57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이어 오후 11시 53분께 완전 진화에 성공했다.
지난 1일 오전에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A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도 주차된 벤츠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연기를 마신 주민 22명과 온열질환 증상을 보인 소방관 1명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아울러 번진 불로 차량 87대가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전기차로 인한 대형 화재 사건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18일 보험개발원 통계를 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화재·폭발에 의한 전기차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담보) 사고 건수는 53건이었다. 이는 전기차 1만대당 0.93대였다. 같은 기간 비전기차 화재·폭발 사고 건수는 6256대로, 1만대당 사고 건수는 0.90대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