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대선패배 시 '피바다' 발언, 진심일 것' 경고

"대선에서 지면 피바다(bloodbath)가 될 것이란 그의 말은 진심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이뤄질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미 CBS뉴스 인터뷰 캡쳐]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일 방영을 앞두고 선공개된 CBS뉴스 인터뷰 발췌본에서 '대선 후 평화로운 정권 이양이 이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트럼프가 패배한다면 전혀 확신이 없다(not confident at all)"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도전을 포기한 후 언론사와 진행한 첫 인터뷰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트럼프)는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여기는 반면, 우리는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면서 "대선에서 지면 피바다가 될 것이고 선거를 도둑맞은 것이라는 그의 말은 진심"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대선 캠페인에서 피바다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그는 자신이 승리하지 못할 경우 자동차 산업과 국가가 그만큼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이라고 해명했으나, 민주당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사태와 같은 정치폭력을 또다시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민주주의 수호를 외쳐온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지난달 재선 도전을 포기했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봐라. 나는 첫날부터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승리해야만 나라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자신의 사퇴 배경에는 미국에 대한 애국심이 있었음을 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후 일부 공개 일정을 제외한 나머지 공식 석상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CNN방송은 이를 두고 자신이 지지를 선언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언론의 관심을 양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공식석상은 러시아와의 포로 교환으로 돌아온 미국인들을 환영하는 자리, 쉴라 잭슨 리 의원의 사망을 애도하기 위한 텍사스주 방문 정도다.

이번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오는 11월 대선 결과에 재차 승복하지 않고 뒤집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개표 지역 선거구에서 그들이 하려는 일을 보라. 개표할 주에 사람을 배치하고 있다"면서 "승리할 때만 나라를 사랑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터뷰는 오는 11일 CBS뉴스 선데이 모닝에서 전체본이 공개된다. 대선 출마 포기 결정, 미국, 민주주의 등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다뤄진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이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러닝메이트로 선정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7개 경합주를 연이어 방문하는 릴레이 유세를 진행 중이다. 이날 미시간주를 찾은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프로젝트 2025'가 "미국을 후퇴시키려고 한다"면서 "트럼프와 달리 나는 항상 중산층과 일하는 가족을 우선시할 것이다. 중산층이 강하면 미국도 강해진다"고 주장했다. 월즈 주지사 역시 "그(트럼프)가 돌아올 경우 훨씬,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지지를 촉구했다.

국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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