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기자
쿠팡이 올해 2분기 매출 1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다만 명품 플랫폼 파페치의 영업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8개 분기만에 적자 전환했다.
7일 미국 뉴욕 상장사 쿠팡In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2500만달러(342억원·분기 평균환율 1370.44)로 적자로 전환했다. 쿠팡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22년 3분기 영업흑자를 낸 이후 8개 분기 만이다. 쿠팡은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내왔는데, 지난해 2분기에는 1940억원(1억4764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쿠팡이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파페치의 영업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성장사업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전 영업이익) 손실은 2억달러(2740억원)인데 여기에는 파페치로 인한 손실(3100만달러)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할 과징금 추정치인 1630억원을 미리 판매관리비 부문에 반영한 영향도 있다. 쿠팡은 이달 중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자체브랜드(PB) 상품 등을 부당 우대했다는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받을 예정이다. 업계에선 과징금이 1600억원 수준에서 부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당기순손실은 1억500만달러(1438억원)를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쿠팡 측은 "파페치와 공정위의 과징금 추정액을 제외했다면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약 1억2400만달러(1699억원)를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액은 73억2300만달러(10조357억원)로 전년(58억3788만달러)과 비교해 30% 늘었다. 분기 매출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분기부터 반영을 시작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의 2분기 매출액 4억6000만달러(6304억원)를 제외하더라도 쿠팡의 매출액은 9조405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성장률은 23%에 육박했다.
매출 증가는 대만, 쿠팡이츠, 파페치 등 성장산업의 덕을 봤다. 이들 부문의 매출액은 8억9200만달러(1조2224억원)로 원화 기준으로 전년 대비 6배 달하는 483%의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대만과 쿠팡이츠 부문의 실적만 따로 빼놓고 보아도 성장산업 부문의 매출 신장률은 188%에 육박한다.
유료 멤버십 인상 소식에도 활성 고객 수는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지난 4월 유료 멤버십 와우 서비스 월간 이용료를 현행 4990원에서 7890원으로 8월부터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쿠팡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활성 고객 수는 오히려 더 늘었다. 2분기 활성 고객 수는 2170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 늘었고, 고객 매출은 같은 기간 5% 증가한 309달러(42만3400원)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쿠팡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로켓그로스, 마켓플레이스) 부문의 2분기 매출액은 64억3100만달러(8조3100억원)로 같은 기간 18% 성장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더 높은 수준의 상품 셀렉션과 서비스, 비용 절감을 제공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고객 참여도가 이번 분기 더 높아졌다”며 “인프라, 기술,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활용해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매일 고객을 위한 ‘와우’ 순간을 창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