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공식 행사에서 어린아이의 뺨을 치는듯한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북부 리제 지방에서 열린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 행사 개막식에 참석했다. 기념식은 도시화 프로젝트로 인해 재건된 주택의 새 주인에게 대통령이 열쇠를 건네는 식으로 진행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열쇠를 건네기 위해 무대에 섰고, 뒤이어 어린 두 명의 소년이 무대에 올라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무대에 올라온 두 아이를 향해 손을 내밀어 자신의 손등에 입을 맞추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이 중 한 아이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손등에 입을 맞추지 않고 가만히 올려다보자, 대통령은 아이의 뺨을 때린 뒤 다시 손을 내밀었다. 이 아이는 결국 에르도안 대통령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이후 대통령은 두 아이에게 선물을 건넸고, 무대에 내려가기 전 두 아이와 포옹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많은 이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누리꾼은 "카메라 앞에서도 저러는데 다른 곳에서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왜 아이들이 존경의 표시로 그의 손등에 입을 맞춰야 하냐"고 불만을 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튀르키예에서는 연장자의 손에 입을 맞추는 것이 존경의 의미로 통한다. 한 누리꾼은 "존경의 표시를 하지 않는 어린이를 바로 잡아줘야 한다"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어린아이를 때려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1년에도 사인을 요청하는 어린아이의 머리를 때렸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손자의 얼굴을 때려 논란이 됐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그는 "손자를 쓰다듬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