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정부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 7645명을 확정해 이달 말까지 선발 일정을 진행한다. 신규 전공의들에 대해 일부 병원과 교수들이 '수련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의료 현장에 돌아온 전공의들을 따뜻하게 맞아달라"고 당부했다.
조규홍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오전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다음 달 말까지 법령 개정 및 재정 투자 계획을 포함한 의료개혁 과제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건복지부 심의기구인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전날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 7645명을 확정해 공고했다. 이는 복지부가 지난 18일 밝혔던 모집인원 7707명보다 62명 줄어든 수치다. 모집은 오는 31일까지이며 다음 달 중 수련병원별 선발 절차를 완료한 후 9월부터 하반기 수련을 시작한다.
조 장관은 "올해 하반기 모집은 수련 특례로 사직 후 1년 이내 동일 과목, 동일 연차 복귀가 불가하다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며 "이번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은 국방부, 병무청과 협의를 통해 수련을 이어 나가는 데 지장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일부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 전공의 채용과 교육·지도를 거부하는 '수련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계실 의대 교수님들이 환자의 불안과 불편을 외면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며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지속 설득하고 용기를 내어 의료현장에 돌아온 전공의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현명한 스승과 선배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진행되는 만큼 국민과 의료 현장이 바라는 진정한 의료개혁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라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출범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그간 총 5회 본회의와 31회 전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오는 8월 말까지 전공의의 과도한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임상역량을 충분히 키울 수 있는 밀도 있는 수련체계 혁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고 전문의 등 숙련된 인력을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구조 전환 및 전달체계 정상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중증·고난이도 진료 등 필수의료에 대한 공정하고 충분한 보상 방안과 건강보험 수가체계 혁신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할 과감한 재정투자 방안을 마련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개혁을 조속히 추진하는 한편, 신속하고 충분한 환자 권리구제 방안, 균형 잡힌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방안 등도 발표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초저출생·초고령 사회라는 거대한 시대 전환 속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현재의 의료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의료분야별, 지역별 불균형 문제가 가속화돼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며 "중증은 대형 병원에서, 경증은 동네의원에서 치료하는 바람직한 의료체계 청사진을 제시해 국민들이 필요한 의료를 어디서나 충실히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