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트럼프 미디어, 우회상장 과정서 허위 공시'

올랜도 前 디지털월드 CEO
증권사기 혐의로 제소
우회상장 추진 투자자들에게 안 알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운영하는 모회사가 증권사기 혐의에 연루됐다.

18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전날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패트릭 올랜도를 허위공시 등 증권사기 혐의로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DWAC는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의 나스닥 우회상장을 도운 인수목적회사(SPAC·스팩)다. 증시에 우회로 상장하는 스팩 합병은 까다로운 기업공개(IPO)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SEC는 올랜도가 CEO 재임 시절 TMTG 인수 및 우회상장을 추진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공시하지 않은 점을 위법 요소로 보고 있다. SEC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올랜도는 트럼프 미디어 관계자들과 개인적으로 오랜 논의를 거치며 수개월 동안 TMTG를 합병 대상으로 염두에 뒀음에도 투자자들에겐 특정 대상과 합병할 계획이 없다며 거짓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랜도는 해당 합병으로 재정적 이익을 얻음은 물론 회사 이사들의 합병 반대를 피하기 위해 이 같은 기만적인 사업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현재 SEC는 법원에 올랜도가 위법 행위로 벌어들인 모든 부정 이득을 환수하고, 민사상 벌금은 물론 향후 이와 같은 행위에 더 관여하지 못하도록 영구 금지 명령을 내릴 것을 신청한 상태다. 올랜도와 TMTG는 CNBC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앞서 DWAC는 지난 3월22일 주주총회에서 TMTG와의 합병을 승인했다. TMTG도 같은 날 합병 관련 모든 법적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발표했다. TMTG는 나스닥에서 현재 ‘DJT’라는 티커명(종목코드)으로 거래되고 있다. DJ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니셜이다. 상장 첫날에는 5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TMTG는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과 관련한 대표적인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TMTG의 주가는 전장보다 2.58% 오른 37.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선 113%가량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현상 피격 이후에는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이 확대되자 주가가 30% 넘게 치솟기도 했다.

국제부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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