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정일웅기자
고가의 최신형 가상자산 채굴기를 해외에서 들여오면서, 세관에는 저가의 중고제품으로 신고해 관세를 포탈한 수입업자가 덜미를 잡혔다.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수입업자 A씨(44)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해외직구로 25억원 상당의 최신형 가상자산 채굴기 698점을 수입하면서 2억원 상당의 관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인천공항세관은 통관 검사 중 A씨가 수입 신고한 모델과 현품 모델이 다른 점을 발견, 채굴기를 분해해 고가·고사양 그래픽카드 등 최신 부품이 장착된 사실을 확인했다.
또 현품과 같은 모델을 취급하는 쇼핑몰의 판매가격을 비교해 A씨가 저가로 신고한 것을 확인한 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인천공항세관은 수사를 진행하면서 A씨의 이전 수입신고 내역과 수입 물품의 엑스레이 판독 사진도 분석했다. 이어 압수수색을 벌여 가상자산으로 결제한 실제 물품의 가격자료를 확보, 총 45회에 걸친 관세포탈 혐의를 입증했다.
수사 결과 A씨는 직접 사용 또는 판매를 목적으로 2022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총 45회에 걸쳐 고가의 최신형 가상자산 채굴기를 수입했다. 하지만 세관에는 연식이 오래된 저가 중고 모델로 신고하는 꼼수를 부려 2억원 상당의 관세를 포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은 A씨가 세관 현장에서 채굴기의 최신 모델 여부를 확인하거나, 채굴기 안에 장착된 부품까지 검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최대 2000만원 이상의 최신형 채굴기를 40만원대 구형 모델로 신고한 것으로 보고있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고가를 형성하면서, 가상자산 채굴기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라며 “세관은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채굴기를 저가 신고하는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해 수사를 확대하는 등 동종 범죄행위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