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조선미녀' 해외서도 통했다…'매출 4배 이상 뛴다'[힙플힙템]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 인터뷰
조선미녀 이어 티르티르, 아마존 돌풍
"올해 매출 4배 이상 뛴다"

지난달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 티르티르(TIRTIR)의 ‘마스크 핏 레드 쿠션’이 뷰티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다. 티르티르가 미주 시장에 진출한지 1년만에 이룬 성과다. 마스크 핏 레드 쿠션은 다양한 인종이 사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30가지 톤으로 출시했는데, 구독자 326만명을 보유한 미국 흑인 뷰티 크리에이터 달시가 지난 5월24일 유튜브 채널에 쇼츠를 올린 이후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판매가 급증했다. 티트티르는 '아마존 1위 선크림'으로 유명한 조선미녀(Beauty of Joseon)를 키운 구다이글로벌이 지난 4월 1500억원에 인수한 중견 화장품 회사다.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티르티르는 최근 일본 외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비중이 계속 오르고 있어 내년에는 일본 매출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 목표는 조선미녀와 티르티르가 각각 3000억원씩 6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4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4배 이상 매출이 뛰는 것이다.

천 대표는 올 들어 중소 뷰티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티르티르에 이어 지난달에는 색조 브랜드 라카의 경영권도 425억원에 인수했다.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1004(스킨천사)'와 플랫폼 비씨씨코리아 등을 운영하는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경영권 매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자금은 조선미녀를 통해 벌어들인 돈이다. 천 대표는 "지난해까지 조선미녀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돈과 인수금융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했다"면서 "좋은 브랜드가 있다면 인수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조선미녀' 선크림 이어 '티르티르' 쿠션…미 뷰티 석권

구다이글로벌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 조선미녀가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소위 '대박'을 치면서 이름을 알렸다. 조선미녀는 천 대표가 2015년 중국에 유통하던 제품으로, 2020년 매물로 나온 조선미녀를 인수했다. 천 대표는 조선미녀를 '모던 한방 화장품'으로 제품 콘셉트를 바꾸고 미국으로 향했다. 볼모지인 미국 시장에서 한방 원료의 한국 화장품이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천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조선미녀의 '맑은쌀 선크림'은 한방재료라는 새로움과 저렴한 가격, 인플루언서를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아마존 뷰티 부문 1위에 올랐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 인수 첫해 (2020년) 매출 1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30억원, 2022년 400억원, 지난해 1400억원 등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는 30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 대표는 "진출 국가를 확대하는 것보다 깊이 있게 시장을 (파고들 것)"이라며 "로컬라이제이션(국가에 맞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조정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에서 조선미녀의 '리바이브 아이 세럼'은 새롭게 떠오르는 상품이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초 스킨케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목을 받고있는데, 저렴한 가격에 높은 보습력으로 주름 개선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뷰티 업계는 올해 구다이글로벌의 티르티르 인수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티르티르는 이유빈 대표가 2017년 창업한 브랜드로,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더함파트너스에 보유 지분 49.98%를 매각했고, 지난 4월 구다이글로벌이 이를 다시 인수했다. 티르티르는 얼굴에 광이 나는 '물광화장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물광 마스크, 도자기크림 등이 일본에서 불티나게 팔리면서 2021년 400억원대 매출이 지난해 1700억원까지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일본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D&ACE'를 자회사(100%)로 편입했다.

티르티르, ‘티알티알 도자기 펩티필 크림’

천 대표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 기타시장을 공략했는데 최근 구체적인 성과가 나고 있어 향후 이 부분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구다이글로벌이 지난달 인수한 라카의 경우 당분간 매출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천 대표는 "라카는 이제 막 시작인 단계라 내부적으로 파악 중"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구다이글로벌의 기업공개(IPO)에 대해선 "1년내 상장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구다이글로벌은 티르티르와 라카 외에도 뷰티 브랜드 '하우스 오브 허 코리아'를 비롯해 판매 플랫폼 '피트케이', '카이네' 등에도 투자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구다이글로벌의 매도 가능 증원액(투자액)은 110억원에 달한다.

유통경제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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