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 4% '성적 이미지 공유' 요구 받아…유포 협박 경험도

청소년의 1.1% 성적 이미지 유포 피해 경험
14.4%가 인터넷서 미성년자 성적 이미지에 노출
청소년들, 성착취물 관련 처벌 필요성 강하게 인식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 중 28.1%가 미성년자 관련

약 4%의 중·고등학생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성적 이미지를 보내달라거나 공유하자는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적 이미지를 유포하겠다고 협박이나 강요를 받은 청소년도 0.6%였다.

4일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전국 중·고등학생 4757명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인식 및 피해 경험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누군가로부터 본인의 성적 이미지를 보내라거나 공유하자는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3.9%였다. 이중 온라인에서만 아는 사람(2.4%)으로부터 요구받은 경우가 오프라인 지인(1.1%)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성적 이미지를 전송하거나 공유해달라는 요구를 받은 경험률은 남학생(2.2%)보다 여학생(5.8%)에게서 높았다.

성적 이미지를 유포하겠다고 협박이나 강요를 받은 경우는 0.6%였다. 오프라인 만남을 강요받은 비율이 24.7%로 가장 높았고, 추가적인 성적 이미지 요구(23.9%)가 그 다음이었다. 일상생활에 개입하거나 간섭(17.3%)하는 경우와 지인의 성적 사진, 동영상을 요구(14.4%)하고 성관계를 요구(12.3%)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사대상 청소년의 1.1%가 1개 이상의 성적이미지 공유·유포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일상적인 사진에 다른 성적 이미지를 합성한 이른바 '딥페이크' 영상 유포 피해가 대부분이었다. 허위 영상물 피해 경험률은 남학생(1.4%)이 여학생(0.6%)보다 높았고, 유포자는 주로 친구(64.4%)였다.

중·고등학생의 14.4%가 인터넷 이용 중 의도치 않게 미성년자의 성적 이미지에 노출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많이 노출된 경로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68.3%였다.

청소년들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유포 등 행위에 대한 처벌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했다. 5점 척도 중 평균 4.7점으로 답해 이같은 행위를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들은 '타인이 촬영한 미성년자의 성적 사진·동영상'(3.64점)을 가장 심각하게 인식했으며 그 다음으로 '미성년자의 얼굴 등을 성적 사진·동영상에 합성한 허위 영상물(3.62%)'을 심각하게 생각했다.

[자료출처=여성가족부]

조사가 함께 이뤄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033명의 92.7%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 관련 행위에 대한 처벌 필요성에 대해선 평균 4.6점(5점 척도)으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SNS 플랫폼에서 연관 키워드 58개를 검색한 결과, 32개 키워드에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관련 게시물이 검색됐다. 이중 아동·청소년성착취물 관련 게시물은 0.9%가량이었으며 대부분 매매·교환 관련 게시물이었다. 또 불법 성적영상물 사이트 중 일일 페이지뷰가 높게 나타나는 1개 사이트에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28.1%에 육박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처음 여가부의 위탁을 받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등에서 실시된 조사로, '청소년성보호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게 된다. 여가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대한 선제적 모니터링·삭제지원 및 관련 교육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회부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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