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할인행사 믿고 샀는데...매장의 '반값'으로 살 수 있는 '이곳'[헛다리경제]

(27)매장과 온라인몰 가격 차이 커
온·오프라인 같은 가격 원칙이지만 실제론 달라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 비교 필수

서울 시내에서 영업중인 CJ올리브영.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편집자주좀 더 나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똑똑한 경제활동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헛다리를 짚은 경우가 많다. 기업 마케팅에 속거나 순간적 이득에 눈이 멀어 잘못된 판단을 하면 결국엔 피해 보는 쪽은 소비자다. 일상생활 속 대상을 잘못 파악하고 일을 그르친 '헛다리' 짚는 경제활동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윤슬기씨(29)는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득 채운 장바구니를 결제하려다 공식 애플리케이션(앱) 가격이 더 싼 것을 확인하고 제품을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온라인에서 더 싸게 주문한 제품을 '오늘드림 픽업' 서비스를 이용해 매장에서 직접 수령했다. 윤씨는 "온·오프라인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을 알았다면 진작에 앱 구매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보미씨(32)는 올리브영 매장에서 하나에 3500원인 클렌즈주스를 2+1 행사 적용받아 12개 구매했다. 총 2만8000원을 결제했다. 집에 와 확인해 보니 앱에서는 제품 하나당 3150원으로 2+1 행사를 진행해 배송비 없이 2만52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나씨는 "급한 것도 아니었는데 앱 가격을 확인하고 살걸"하고 후회했다.

올리브영이 온·오프라인 같은 가격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제품 가격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저렴하게 책정한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기자가 직접 오프라인 매장 몇 군데를 다녀본 후 공식 온라인몰 가격과 비교해 봤다.

나 씨가 언급한 클렌즈주스 외에도 온라인몰과 가격이 다른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매장에서 1+1 행사를 진행 중인 넘버즈인 수딩세럼은 2만2500원에 판매 중이었지만 앱에서는 '하루특가' 할인 항목에 해당해 1+1 행사를 챙기고도 2만166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할인행사를 진행하지 않지만 온라인몰에서만 할인해서 살 수 있는 품목도 많았다. 아비브 선스크린 제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정가 2만5000원인데, 온라인 공식몰에서는 30% 할인된 1만75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리얼베리어 수딩 크림 역시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할인 적용이 되지 않아 4만2000원에 판매 중이다. 앱을 확인해 보니 52% 할인이 적용돼 1만9900원에 살 수 있었다. 더불어 25㎖ 증정상품까지 받을 수 있었다.

탱글엔젤 브러쉬의 경우도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분홍색만 할인 가격(1만5900원)에 판매하고, 흰색에는 정가 2만3000원을 적용했지만 앱에서는 모든 제품을 1만59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클리오 브로우펜슬 가격도 달랐다. 매장에서는 2만원에 판매 중이지만, 앱에서는 30% 할인된 가격 1만4000원이 표기돼 있다. 온라인 구매시 리필 제품 추가 증정도 있다.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 직원에게 앱 가격과 다른 이유를 물어봤다. 올리브영 판매원은 자세히는 모른다면서도 "오프라인 매장과 앱 가격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고객이 앱으로 직접 한 번 확인하고 사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측은 온·오프라인 제품에 일물일가제(一物一價制·같은 제품에 동일 가격을 적용하는 것)를 원칙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품절이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에만 한정해 점포별 재량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에서)일부 세일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이 더 저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몰 제품 가격이 더 저렴한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하자 "기획전, 오늘의 특가 등을 통해 일부 제품을 할인 제공하기는 하지만, 일물일가제 원칙을 해치는 정도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정당한 정보는 마땅히 전달돼야 한다"며 "온라인몰 판매 가격을 함께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일물일가제에서 앱을 통해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가 피해 보는 사례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획취재부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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